2026 법무사 4월호

70 MOVIE 12가지 마음에 건네는 영화 처방전 PRESCRIPTION 이해받지 못해 외로움을 느낄 때, 「괴물」 누가 괴물인가? 영화평론가 “이 괴물.” 어린 애들은 이 말을 곧잘 뱉는다. 누군가가 이해 되지 않을 때. 낯설어서 두렵고 이상하게 느껴질 때. 나이 든 성인은 저 말이 폭력임을 알고 있다. 그래서 입 밖에 내지 않는다. 하지만 타자를 배척하는 우리 의 본능은 몸 안에 숨어들 뿐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 고 이토록 날카로운 말은 때때로 방향을 바꾸어 우리 자신을 노린다. ‘나는 괴물일까?’ ‘누군가 나를 괴물로 여기면 어떡하지?’ 인간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그 지점 에서, 사람들은 나직이 저 말을 되뇐다. 그렇기에 ‘괴 물’은 상처가 많은 말이다. 그런데 이 단어를 제목으로 삼은 영화가 있다. 바 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현재 일본 영화계 최고의 거 장이다. 그는 전작 「어느 가족」으로 칸영화제 최고상 인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전 세계적인 인정을 받았다. 고레에다의 영화에는 살짝 비틀린 관계가 자주 등 장한다. 이를테면 각자의 사정으로 원가정에서 떨어 져 나와 한집에 모여 사는 사람들이나(「어느 가족」), 병원의 실수로 서로의 아이를 키우게 된 두 가족(「그 렇게 아버지가 된다」). 고레에다는 ‘비정상’이라 여 겨지는 관계 안으로 파고들어 그 사이에 비친 인간의 본성을 탐구한다. 그런 그가 2023년 내놓은 영화가 바로 「괴물」이 다. 칸영화제 각본상을 타며 관객과 평단의 사랑을 고루 받은 작품이다. 제목이 예고하듯, 고레에다는 괴물이라 불리는 사람들을 들여다본다. 여기에는 다 양한 인간군상이 등장한다. 어느 날부터 변해버린 아이 ‘미나토(구로사와 소 야)’, 슬픈 눈동자를 가졌지만 천진난만한 ‘요리(히 이라기 히나타)’, 안 좋은 소문에 휩싸인 담임 선생 님 ‘호리(나가야마 에이타)’, 어딘가 의뭉스러운 교장 ‘후시미(다나카 유코)’까지. 고레에다는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이 중에 진짜 괴물이 누구인지 한번 찾아보라고. 그의 손을 덜컥 잡는 순간 당신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발을 들이게 될 것이다. 오늘은 여리고 아름다우며 격정적인 영화, 「괴물」 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이해받지 못하여 슬픈 이들 을 위하여. 단 한순간이라도 스스로를 괴물이라 생각 하며 마음 아파한 이들을 위하여. 다음부터 영화 내 고레에다 감독의 2023년 작, 이해받지 못해 슬픈 이들을 위하여 홍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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