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2026. 4. April Vol. 706 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나오니 유의해 읽어주기를 바 란다. 어느 날 ‘사오리(안도 사쿠라)’는 아들 미나토가 어딘가 달라졌음을 깨닫는다. 그의 몸에서 상처를 발 견한 사오리는 학교를 방문한다. 이때부터 우리는 그 녀와 함께 범인을 찾기 시작한다. 저 사랑스러운 아 이를 괴롭힌 이는 누구일까. 하지만 학교 측은 뻔한 말을 늘어놓을 뿐이다.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꼬여간 다. 가슴이 답답해질 때쯤, 이 영화의 진가가 드러나 기 시작한다. 누군가의 사정은 그리 간단히 일축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영화는 말한다. 그러면 서 보여준다. 이들이 필사적으로 숨겨 온 자 기만의 어둠을.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말할 수 없는 미나토. 누군가를 좋아하기 때문에 얻어맞는 요리. 가장 힘든 때에 애인에게 버려지는 호 리 선생. 매일 슬픈 비밀을 꾸역꾸역 삼키는 후시미 교장. 이들은 허물어지는 내면을 숨기며 간신히 웃어 보이지만, 그런 모습은 남들에게 괴이 하게 보일 뿐이다. 어딘가 다른 이들에게 세 상은 ‘괴물’이라는 라벨을 붙인다. 하지만 이 들은 해명하지 못한다. 이해받지 못할 것이 므로. 이토록 외로운 괴물들의 세계에 희망 은 없어 보인다. 영화의 후반, 결정적인 장면이 등장한다. 엄마 사오리와 담임 호리는 사라진 미나토 와 요리를 찾아 나선다. 이날 온 세상을 휩쓸 고 지나가는 폭풍우는 아이들의 마음을 보 여주는 것 같다. 서로를 특별하게 여기는 그 마음은 기쁘 고도 힘겹다. 누군가를 좋아하기 때문에 폭 력에 노출되는 현실은 감당하기 버겁다. 이들은 서로 를 좋아하지만 그 마음 때문에 아프다. 그런 시간 끝에, 두 아이가 마법같이 둘만의 은신 처에 도착하는 마지막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 꿈일 까, 현실일까, 혹은 영화의 염원일까. 어느 쪽이든 중 요하지 않은 것 같다. 둘의 행복이 새겨진 저 순간은 스크린 위에서 영원히 이어질 테니까. 영화 「괴물」은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마지막에 이르러 아이들은 숨 가 쁘게 낙원 속으로 달려간다. 이토록 생생하고 찬란한 행복. 「괴물」은 아마도 이 순간을 위해 달려왔을 것이다. 좀 더 오래 머물고 싶은 장면. 따스하지만 어쩐지 눈물겹다. 저 멀리멀 리 사라지는 그들을 뒤로한 채, 남은 여운을 달래는 것은 우리의 몫인가 보다. 이토록 외로운 괴물들의 세계, 그리고 마지막의 낙원 12가지 마음에 건네는 영화 처방전 슬기로운 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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