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을 하는 걸까’, ‘아무 말 대잔치를 하는 거야?’ 별 생 각이 다 들었다. 그러나 신성한 법정에서 저토록 허 위 주장을 쏟아낸다면 오히려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 용하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피고 측 주장이 모두 허위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결국 1심의 결과는 ‘원고 일부 승!’ 명절 상품권만 인정받았으니 사실상 패소나 다름없었다. 1심 재판부 의 판단 요지는 이러했다. “단시간 근로자는 연도 중간에 입사해 1년간 근무 하는 계약직인 이상 계속적 근로를 전제하지 않으므 로 연말 성과급 미지급이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지 않 고, 특별성과급으로 볼 수 있는 상여금의 경우 근로계 약 당시 근로조건 협상의 대상이 되어 근로계약 당시 상여금 적용 여부에 따라 기본급도 조정의 대상이 되 었을 것이므로, 통상근로자와 달리 상여금을 보수에 서 제외하겠다고 하여 차별적 처우로 볼 수 없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분명 우리는 동종 또는 유사 한 업무에 종사했는데 말이다. 패인을 분석해 보니, 통상근로자와 계약직 근로자의 기본 성격, 근로계약 체결 당시 고지 여부, 동종·유사 업무 해당 여부, 단체 협약 내용 등 핵심 쟁점들에 대한 주장과 증명이 충분 하지 못했다는 판단이 들었다. 결국 본질과 무관한 쟁 점들을 끌어들인 피고 측 전략에 말린 것이다. ‘아니! 왜 이걸 다 우리가 증명해야 하지?’ 분하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결코 여기서 멈출 수 없었다. 그건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니까. “항소합시다.” 그렇게 항소심이 시작되었다. 항소심은 1심과 같은 방식으로 대응해서는 안 되겠 다는 판단이 들었다. 상대는 금전이나 인력 면에서 지 원 화력이 월등한 큰 회사이므로, 1심보다 더 확실한 증거와 법리를 갖춰야 했다. 나는 먼저 피고 회사의 노조지부장을 찾아갔다. “증인을 서 주세요. 사실만 말씀해 주시면 저희에게 도움이 됩니다. 노조는 조합원을 위해 존재하는 것 아 닙니까. 이번 기회에 회사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도 록 도와주십시오. 진술서도 부탁드립니다.” 간절히 요청했고, 노조지부장은 흔쾌히 승낙했다. 다음은 피고 측 증인들에 대한 대비였다. 회사를 대변 해 증인으로 나올 만한 사람들에게는 지나가는 말처 럼 슬쩍 흘려두었다. “법정에서 허위 사실을 증언하면 위증죄로 처벌받 습니다. 민사소송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겁니다.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겁니다.” 아울러 피고 측이 제출한 증거들의 증거력을 하나 씩 따져나갔다. 수백 장이 넘는 서류 뭉치들을 꼼꼼히 뒤졌다. 우리 측 증거와 대조해 불일치하는 부분이 나 오면 변론기일에 재판부 앞에서 강하게 지적하며 하 나씩 탄핵해 나갔다. 그러던 중 법무사 시험 최종 합격 소식이 날아들었 다. 합격자 발표 날의 그 기쁨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 슴이 설렌다. 그러나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나의 합격 소식이 피고 회사에도 전해졌다. 이제 법률 전문가로서 더 꼼꼼하고 치밀하게 준비해 반드시 이 겨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재판부에 증인신청을 했다. 피고 측은 이를 거부하 며, 재판부에도 거부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나 는 증인신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1심에서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양측이 각자의 주장을 반복하 며 서류 증거만 주고받는 상황에서, 재판부는 아직 심 증을 굳히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결정적인 한 방이 부족했다. 핵심 쟁점을 가르는 데는 제3자의 증언이 가장 효 과적이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승소를 장담할 수 없었 다. 여러 차례의 요청 끝에 결국 증인신청이 인정되었 다. 이제 남은 것은 증인신문을 잘 해내는 것! 마침내 증인신문의 날이 되었다. 피고 측 주요 관계 자도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증인신문은 그야말로 전쟁이었다. 상대측 반대신 문 내내 증인과 변호사 사이에 언성이 높아졌지만, 나 는 이 신문을 통해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 해당 여 부, 단체협약 내용, 통상근로자와 단시간 근로자의 기 항소심 - 반격 준비, 증거를 깨고 증인을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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