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법무사 7월호

64 야 하는 순간, 사람은 본능적으로 그 원인을 설명하 고 싶어집니다. 특히 꼼꼼하고 철저하게 준비했음에도 외부 요인 으로 인해 좋지 않은 결과를 전해야 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고객에게 현재 상황이 법무사의 잘 못 때문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고 싶어지는 것이죠. 이럴 때 법무사는 자칫 “그때 말씀해주셨으면 달 라졌을 수도 있었는데….” 혹은 “채무 가능성을 좀 더 체크해주셨더라면…”과 같은 표현으로 고객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말을 사용할 위험이 있습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닐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고객이 조금 더 빨리, 꼼꼼히 움직였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가능성도 있겠죠. 문제는, 고객이 이 말을 듣는 시점입니다. 고객은 이미 예상치 못한 나쁜 소식으로 충격을 받은 상황입 니다. 그런데 그 직후 자신의 실수나 미비함을 지적 받는다면 어떨까요? 심지어 이를 수습할 수도 없는 시점에 말입니다. 법무사는 그저 객관적인 가능성을 설명한 것이지 만, 고객은 자신의 잘못을 추궁당했다고 느낄 수 있 습니다. 이러한 ‘탓하기’는 법무사의 의도와는 달리 고객에게 일종의 ‘책임전가’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 에서 고객의 신뢰를 깨는 위험한 전달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3. 함께 비난하기 마지막 함정은 ‘함께 비난하기’입니다. 나쁜 소식 을 들은 고객은 종종 분노합니다. 특히 예상하지 못 한 상황, 법무사와 고객 모두 대비하기 어려웠던 상 황일수록 감정의 동요는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너무 억울합니다.”와 같은 반응은 고객이 충분히 보일 수 있는 자연스러운 반응 입니다. 사건을 함께 진행해온 고객이 이렇게 억울함을 토 로할 때면 법무사 역시 인간적으로 공감하게 되는 부 분이 있습니다. 설사 고객의 주장에 동의하지는 않더 라도, 고객의 억울함이 이해되기도 하고, 실망한 마 음을 위로해주고 싶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고객의 감정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되죠. “저도 이해가 안 됩니다.”, “솔직 히 제도에 문제가 좀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등의 표 현은 고객의 마음을 달래주고 싶은 법무사의 다정함 일 겁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객관적 사실까지 함께 비난 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법무사는 고객의 편에 설 수는 있지만, 사실의 반대편에 설 수는 없기 때문입 니다. 전문가가 사실의 기준까지 흔들기 시작하면 고객 은 현실을 받아들이기보다 부정하는 방향으로 나아 갈 수 있습니다. 자칫 ‘이 결과는 잘못됐다.’는 생각 에 머물게 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고객에게 필요한 것은 분노를 키우는 일이 아니라,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일입니다. 법무사가 고객과 함께 사실을 비 난하기 시작하면 정작 고객이 해야 할 다음 판단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흐리기, 탓하기, 함께 비난하기. 세 가지는 서로 다 른 행동처럼 보이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고 객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출발한다는 점 입니다. 사실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고객의 상황과 감정을 섬세하게 살피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다만, 고객에게 나쁜 소식을 부드럽게 전하려는 법 무사의 세심한 노력이 오히려 법무사와 고객 간의 신 뢰를 훼손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주의가 필요 합니다. 그럼 고객에게 나쁜 소식을 전해야 할 때는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요? 방법은 명확합니다. 사실을 흐리지 않고, 감정을 외 면하지 않으며, 다음 행동을 함께 모색하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과 감정, 그리고 다음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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