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헌법사에 대한 연구 - 385 - 것은 북한을 의식하여 향후 통일 국면이 되면 정통성 문제에 있어서 우위를 차지하고자 함’ 이라고 해설하는 경우도 찾을 수 있는 것이다.58) 반면에 북한 주민들은 날이 갈수록 남한 에 대한 친밀도가 떨어지고 심지어 이미 남한에 들어와 있는 탈북민들조차도 남한 사람으 로서의 정체성이 점점 옅어져 북한 주민이 스스로를 대한민국과 동일시할 것을 기대하기가 상대적으로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59) 그렇다면 이러한 배경에서 - 그리 고 논의의 목적상 남한 주도의 통일이 되는 가설적인 계기를 상정할 때 - 대한민국 임시정 부의 법통과 헌법상 영토조항만을 유일한 근거로 하여 북한 지역에 대한민국 헌법을 전면 적용한다고 한다면, 혹은 심지어 ‘북한 주민은 아직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으므 로’ 헌법의 적용은 유예하면서도 남한 정부가 북한 지역을 다스리겠다고 한다면, 북한 주민 들의 반응은 과연 어떠할 것인가?60) 두 국가론 자체는 김정은 정권이 체제 유지를 위하여 주민들의 의사와 상관 없이 제기한 담론이지만, 만일 남한 역시 남북관계에 있어서 북한 주 민들의 의사를 먼저 생각하지 않는 통일헌법정책을 공공연하게 논한다면 오히려 북한 주민 들이 통일을 꺼려하는 마음을 품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 정권 차 원에서 두 국가론을 제기하지 않아도 북한 주민들 스스로가 남한 주도 통일을 남한 정권의 비민주적 이식과 동일시하는 일도 있음직하다. 이렇듯 기이하게도 대만은 남한과 북한에 대한 비교점을 동시에 제공하는 거울이다. 그것 은 아마도 세 지역이 공통점이 많은 역사적 배경에서 출발하였으나 어떠한 이념과 경제 정 책을 채택하였고 또 그 결과로 체제경쟁에 있어서 어떠한 우위를 누리게 되었는가에 관하 여 차이점이 발생함으로써 일종의 평행우주와도 같은 헌정사를 갖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반도 주민들은 자신들의 관계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에 대하여 대만의 헌정사에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58) 앞의 책, 38~39면. 비슷한 관점을 헌법 연구의 역사에 비추어 제시하는 글로 조형열, “1960년대 이후 대한민국 임시정부 헌법 연구의 경과와 성격”, 역사와 교육(제39호), (2024. 11.), 255~256면. 59) 김학재 외, 『북한주민 통일의식 2020』,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2021), 144~151, 174~177면. 60) 다만 유사한 문제의식 하에 남한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 통일헌법질서 수립 방 안의 하나이자, 통일헌법이 졸속으로 제정되지 않게 하기 위한 한시적인 가교로서 ‘잠정헌법’의 유용성을 검토하는 글로는 이재희, “통일법질서 형성에 있어서 잠정헌법을 통한 규율가능성에 대한 시론적 검토”, 법조(제74권 제2호), (2025. 4.). 또한 “북한주민의 주권적 의사를 무시한 타율적인 통일은 실질적으로 폭력에 의한 병합”이라고 파악하면서 국민투표 등 북한주민의 의사 결정 참여를 전제로 통일합의서 체결 및 헌법 제·개정의 절차를 제시하는 글로 이효원, 『통일헌법의 이해』, 박영사(2016), 141~162면.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