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12월호

여는 ‘혐의없음’으로, 상간녀는 2015.6.3. 상해죄로 약식 기소 되어 벌금 2,000,000만 원을 받았다. 갑작스러운상간녀의사망, 손해배상청구의소취하 형사사건이 모두 마무리되고 손해배상 사건만 남겨 진 상태에서 재판은 난항을 겪었다. 간통죄는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고, 상해와 부정행위의 불법행위만 을 남겨둔 상태에서 정작 이혼 사유가 상간녀의 유일한 불법행위가 아니라 남편의 장기간에 걸친 외도가 크게 기여한 만큼 상간녀 측 소송대리인은 그녀와 남편 사이 의 묵은 감정을 집요하게 공격하며 상간녀의 결백을 주 장했다. 결국 남편과 상간녀 사이의 불륜을 증명하기 위해 남편이 증인으로 나서기에 이르렀는데, 변론기일을 앞두 고 그녀가 남편을 대동하고 내 사무소를 찾았다. 남편은 키가 크고 인물이 출중했다. 팔자주름은 멋 들어지게 잘 패어 지긋한 나이의 준수한 외모를 더 잘 받쳐주고 있었다. 나는 남편에게 ‘모텔에 함께 들어갔는 데 모텔 안에서 잠만 자고 나왔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남편은 웃으면서 ‘내가 고자로 보이느냐?’며 그쪽에서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면 “성관계를 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그 여자 신체의 은밀한 부위도 법정에서 말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이미 이혼했지만 운명 같은 사랑 도 부부의 정 앞에선 힘을 쓰지 못하는 것 같았다. 운명 같은 사랑을 두고 가슴앓이를 하던 남편이 갑 자기 태도가 바뀐 것도 의문이었지만, 이혼하고도 오랜 연인처럼 편한 말로 주고받는 모습이 내겐 낯선 우정처 럼 보였다. 이 사건은 3번의 변론과 증인신문을 거쳐 2015.7. 23. 변론이 종결되었다가 2015.8.6. 선고를 앞두고 변론 이 재개되는 등 관련 형사사건과 이혼사건에 결부되어 공전을 거듭했는데, 재개된 변론의 2번째 기일을 지나 거의 사건이 마무리되어 가던 무렵, 2015.9.23. 갑자기 피고 측 소송대리인이 소송수계신청을 해왔다. 그리고 그 무렵 상간녀가 사망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녀를 불러 이미 고인이 된 분에게 아무리 잘못이 있다고 해도 이승에서 있었던 일을 가지고 저승 에 가신 분을 상대로 소송을 계속 이어가는 것은 바람 OO군 한 제조업체 식당 옆 컨테이너 휴게실에서 남녀가 피살되고, 이들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인근 야산에서 음독자살한 사건이었다. 놀랍게도 피살된 남녀 중 여성은 바로 그 상간녀였다. 그녀는 갑자기 태도를 바꿔 소를 취하하지 말고 그 자녀들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착한 남편을 꾀어내 가정을 파탄시킨 책임이 더욱 분명해졌다는 뜻이었다. 20 법으로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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