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2월호

고 듣기도 한다. 모두 ‘불쾌함과 부당함’이 이유다. 우리 뇌 속의 편도체는 공포, 불안, 화 등의 감정을 활성 화 하고 조절하는 기능을 하는데, 위협이나 불쾌한 자극을 인지하는 순간, 싸움 또는 도망 모드를 취하게 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내 발을 밟거나 욕을 하면, 편도체가 즉각 반응하여 싸울까 말까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물학적 반응으로 인해 불쾌감과 부당함을 느 끼는 순간 초연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화나고 불쾌하고 억 울한 감정에 얼굴이 빨개지고 심장이 뛰어 어쩔 줄 모르게 된다. 유난히 예민해서도, 다혈질이어서도 아니다. 우리가 그렇게 조건화되었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의 나는 종종 싸움 모드로 대응했다. 부당하 고 불공평한 처우는 짚고 넘어가는 것이 정의라고 생각했 기 때문이다. 불친절한 직원에게 한마디하고, 새치기에 열 받고, 난폭 운전자에게 욕을 한 결과는 더 불쾌함과 더 열 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의 늙은 나는 체념이 섞인 도망 모드다. 부당한 일 을 덜 만나서기도 하지만, 실제 만나더라도 ‘내가 뭘 어쩌겠 는가’ 돌아선다. 노화의 좋은 점이다. 부당한 일을 겪으면 무슨 생각을 하게 되는가? 우선 피 해자 마인드로서, 잘못도 없이 피해자가 되어버린 상태는 혼란과 무기력감을 가져온다. 뜬금없이 공공장소에서 황당 한 일, 심지어 욕먹는 일을 당하면 ‘도대체 왜 이런 일이?’라 는 혼란감에 망연자실하게 된다. 또한 부당함에 대한 정의감과 도덕성이 발동한다. 똑같 이 일했는데, 더 많이 애썼는데, 말과 행동이 다르고, 법과 규칙에 어긋나고, 양심도 없이 등과 같은 판단과 논리를 장 착한다. 직장에서의 불공평한 처우나 부당한 일 앞에서 화 가 나고 때려치우고 싶은 이유다. 중국발 코로나 소식 이후 세 번째 맞는 새해다. 나의 경 우 첫해는 우려와 호기심으로, 두 번째 해는 걱정과 불안으 로, 그리고 세 번째인 올해는 답답함으로 맞이한 것 같다. 은퇴와 더불어 세웠던 계획들을 미루고 생활 반경이 좁아 지며 활동에 제한을 두고 조심조심하며 살다 보니, 무기력 감과 짜증이 종종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다잡는다. 힘든 사 람들을 생각하고, 주어진 상황에 감사하고, 즐거운 일을 시 도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장착한다. 나와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 같다. 걱정되거나 짜증과 우울한 생각이 들면 불쾌하고 불안 해지는 것은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반응이다. 문제는 그러한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고 압도되는 것이다. 휩싸이면 과잉 으로 반응하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대처하게 되어, 더 괴로 운 상황이 되거나 갈등이 더 심각해지기도 한다. 심리학에 따르면, 부정적인 감정은 위협과 위험이 닥치 면 얼른 준비 태세를 취하라는 신호로서, ‘싸우거나 피하거 나(fight or flight)’를 통해 자신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잘 피하거나 잘 맞선다면, 일상에서 부딪치는 부정적인 감 정도 삶을 방해하고 휘젓는 불청객이 아닌, 자신과 삶을 지 키고 나아가 성숙을 위한 삶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일상에서 만나는 기분 상하는 일, 부당 하고 불쾌한 일에 잘 맞섬으로써 행복을 찾아가는 방법에 대해 나누어 보자. 우리는편견과이기심에서자유로울수없는존재 운전하면서 욕을 안 해본 사람? 거리에서 불쾌한 일을 당해본 적은? 부당한 처우로 분개한 적은? 사회적 불평등 과 차별에 격분한 적은? 일상에서 적지 않게 벌어지는 일들 이다. 자신이 직접 겪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겪는 것을 보 행복의심리학 현장활용실무지식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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