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3월호

이뤄지는공동체와사회, 그리고세계를만들기위해서다. 평화적 공존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최고의 선택 이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는 평화적 공존이 이뤄지는 공 동체와 사회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공동체와 사회에 사는 건 안전한 일상이 보장되고 삶의 질이 높아지는 걸 의미한다. 공동체와 사회의 구성원들이 서로 알지 못하고 관 계가 친밀하지 않더라도 결과는 같다. 모두를 알고 모두 와 친밀하게 지내는 건 사실 불가능하다. 그냥 가까이 또 는 멀리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누구든 그들을 존중하고, 자신 또한 존중받고 있음을 알고, 그래서 그들과 함께 잘 살아가면우리의일상은편안하고행복해질수있다. 함께 사는 공동체나 사회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 사 람들도 있다. 그런 이유로 평화를 얘기하면서 평화적 공 존이이뤄지는공동체나사회를강조하는것에대해의문 을제기하기도한다. 몇년전강의에서만난한청년이생 각난다. 강의가 끝난 후 그는 평화로운 공동체를 강조하 는것이자신에게는불편하게들렸다며 ‘이의’를제기했다. 공동체와관련해좋지않은경험을했기때문이라고했다. 그 청년에게 공동체는 나이 든 사람들이 나이 어린 사람들을 존중하지 않고 경험 없는 미숙한 존재로 취급 하며, 나이 어린 사람들은 무조건 나이 든 사람들을 공 경하고 그들의 말을 따라야 하는 평등하지도 공정하지 도 않은 관계가 정당화되는 곳이었다. 한마디로 많은 꼰대를 상대해야 하는 힘든 곳이었 다. 보지 않았어도 어떤 곳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고, 심지어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지 너무 잘 알 것 같았다. 상대적강자도상대적약자도없는곳 우리는 공동체를 오해하곤 한다. 그냥 같이 모여 살면, 그리고 가끔 서로 살펴주고 도와주면, 그것이 좋 은 공동체라고 생각한다. 공동체 안에서 나이와 직위에 따른 위계를 강조하는 건 당연하고, 공동체의 원만한 운 영과 작동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위계의 강조는 누군가에게는 편하고 좋지 만, 누군가에게는 불편할 수 있으며, 그런 공동체라면 진 짜 공동체라 할 수 없다. 많은 공동체가 그런 모습이라 할지라도 그건 우리가 알고 있는 공동체의 모습일 뿐, 바 람직한 공동체는 아니다. 진짜 공동체는 다양한 개인과 집단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으로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고 모두가 평등하 고 공정하게 대우를 받는 곳이다. 나이, 부와 교육 수준, 가족과민족배경, 그리고지위나직위등은한사람의정 체성을 드러내고 역할을 구분하는 것일 뿐, 타인을 무시 하고통제하며무언가를강제할자격이되지않는곳이다. 특별히 평화로운 공동체는 상대적 강자도 상대적 약 자도없는곳이다. 이견이없는것이아니라평화적방식을 통해 문제의 제기와 토론이 이뤄지고, 용기를 내지 않아도 누구나제재를받지않고자기목소리를낼수있는곳이다. 도시에서, 그것도 주로 아파트 같은 주거 형태가 대 부분인 곳에서 공동체를 상상하는 건 쉽지 않다. 각자도 생에 익숙하고 타인의 간섭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은 공동체를 귀찮은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이제 공동체는 특별한곳에서만실현가능한희소성높은가치가됐다. 그래서 아예 포기한 사람들이 많다. 우리 사회가 하나의 공동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는 다. 그런데 공동체는 매일 얼굴을 보고 수다를 떨고 함 께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과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니다. 서로 얼굴도 모르고 술잔을 기울여본 적이 없는 사 이라 할지라도 각자 자기 역할을 한다면 다양한 개인과 집단의 평화로운 공존이 이뤄지는 공동체와 사회를 함께 만들 수 있다. 알고 모르고를 떠나 모든 사람을 존중하 고, 자신만의 편안한 삶이 아니라 모두의 평화로운 삶을 위해노력하는공동체와사회구성원의역할말이다. 법으로본세상 21 세계의평화우리의평화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