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2월호

원고는 제출기한 당일이 되기까지 석명사항을 이행 하지 않았다. 나는 의뢰인에게 원고가 항소를 포기하려 나 보다고 했는데, 제출 마감일에 딱 맞춰 원고의 서면 과 증거가 도착했다. 토지를 사정받은 아무개와 원고들 의 선조가 동일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 한 것으로 보였다. 나는 이에 대한 반박과 증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의뢰인과 의논했다. 소송은 도전 의식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무조건 이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1심에서 주장했 던 취득시효 주장을 좀 더 탄탄하게 보강해 제출키로 하 고, “원고가 추가로 제출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사정명의 인과 원고의 선대가 동일하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다소 형식적인 주장에 덧붙여, “피고의 취득시효가 완성되었 으므로 피고의 등기는 적법하고, 따라서 불법점유라는 원고의 주장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항소 준비서면을 작 성해 제출했다. 그리고 얼마 후 2심 판결이 나왔다. 취득시효를 주 장할 수 있어 이길 게 뻔한 소송이었지만, 판결선고일이 정해지자 이번에는 나도 판결이 어떻게 날지 참으로 긴 장되었다. 의뢰인의 소중한 재산을 지키는 일이니, 어찌 안 그럴 것인가. 얼마 후 2심 판결이 났다. 재판부는 원고가 사정명 의인의 후손이라는 점은 인정하였으나, 피고의 취득시 조상인 “아무개”와 동일인이라는 증거를 충분히 제출하 지 못했다. 필자는 위 두 가지 무기에 따라 취득시효 항변과 원 고들이 토지 사정을 받은 사람의 후손들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답변서와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얼마 후 예상한 대로 1심 판결이 나왔다.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의 선대인 아무개와 사정명 의인 아무개가 동일인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며, 재판부 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것이다. 피고들의 항변은 판단 하지 않았다. 소송 1라운드가 보기 좋게 우리의 승리로 끝난 것이다. 원고의 항소, ‘취득시효’에 집중한 전략으로 2심도 승소! 1심 승소 소식을 의뢰인께 전해드렸다. 의뢰인은 내 가 취득시효와 함께 동일성 주장을 할 거라고 하더니, 1 심 판결문에 그 내용이 똑같이 들어가 있다면서, 똑똑한 법무사님을 만나 너무 다행이라며 크게 기뻐했다. “그런데 원고가 항소 기간 내에 항소를 할 수도 있 습니다.” 승소의 기쁜 소식을 전할 때는 항상 단서가 따라오 는 법. 나는 항소의 우려를 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의뢰 인도 항소가 걱정되는지, 원고가 정말 항소할 것 같냐고 물었다. “아마도 패소가 확정되면 소송비용도 물어줘야 하 니, 항소할 가능성이 높을 거예요. 그래도 취득시효가 있 으니 결과적으로는 우리가 이길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 요.” 자신만만한 순간에 나는 결코 자신감을 숨길 수가 없다. 얼마 후 예상한 대로 원고가 항소했다. 곧이어 법 원에서 석명준비명령서가 날아왔는데, “원고는 제출기 한까지 원고의 선대와 사정명의인이 동일인이라는 증거 를 제출하고, 피고는 원고가 석명사항을 이행하면 그에 대한 반박을 제출하라”는 내용이었다. 얼마 후 2심 판결이 나왔다. 원고가 사정명의인의 후손이라는 점은 인정되었으나, 피고의 취득시효 완성으로 원고의 항소는 기각되었다. 원고는 당연 수순으로 상고했다. 나는 심리불속행 기각을 해 달라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했다. 예상대로 대법원에서는 곧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내렸다. 드디어 3:0 완승의 순간이었다. 14 법으로 본 세상 열혈법무사의 민생사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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