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2026. 5. May Vol. 707 관련이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덧붙였다. 그리고 김이 수와 김일수를 제외한 모든 피고들은 사건 매매계약 사실을 인정하고 대금을 지급받기로 했다고 주장하 였다. 개인의 재산권 문제가 공동체의 기대와 섞이는 순 간,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쉽게 “협조하지 않는 사 람”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을 노린 것으로 보였다. 박원고의 주장에 의하면 피고들 중 1명인 최부남 (가명)이 중심이 되어 거래가 추진되었고, 다른 공유 자들도 매각에 동의하였으며, 김이수와 김일수도 그 런 분위기에 동조하여 최부남이 알아서 진행하라는 식으로 얘기했다는 것이다. 즉, 매도를 위임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부동산 처분에서 “대체로 그랬다”는 사정 은 생각보다 약하다. 법률행위는 누가 언제 어떤 내 용으로 의사를 표시했는지가 중요하고, 특히 대리행 위가 문제될 때는 권한의 범위가 객관적으로 드러나 야 한다. 위임장 하나, 계약서상 대리인 표시 하나, 최 소한 그에 준하는 명확한 자료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그런 것이 보이지 않았다. 공동체의 이익을 위한 논의가 있었다고 해서 곧바로 각 공유자의 지분 처분 의사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 고, 공유물의 보존행위라면 일부 공유자의 의사결정 만으로도 가능한 영역이 있다. 토지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는 그 성격상 다르게 평가될 수 있지만, 공유물 그 자체를 매도하 는 처분행위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그때는 각자의 지분이 외부로 이전되는 것이므로, 공유자 전원의 명 시적 의사가 필요하다. 필자는 준비서면에서 이 점을 분명히 하였다. 박 원고는 사건 매매가 주민들을 위한 일이고, 그래서 피고들이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거나 비 협조적인 태도인 것처럼 서술하고 있지만, 아무리 명 분이 좋아도 사유재산을 염가 또는 임의로 처분할 의 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핵심 쟁점은 매매계약이 성립되지 않 았다는 것이므로 최대한 축소하여 기술하였다. 필자는 김이수에게 이런 설명을 했다. “혹시 박원고가 마을 분위기나 다른 사람들 말을 많이 꺼내더라도, 선생님들이 끝까지 붙들어야 할 것 은 오직 하나입니다. ‘나는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실 이 없다’는 것!” 소송을 겪는 당사자들은 자꾸 주변 사정까지 모두 설명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을 느끼지만, 그 압박이 법 정에서는 쓸모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박원고 측에서 두 번째 준비서면이 제출되었다. 카 카오톡 대화내용과 녹취록을 증거로 제출하기 위해 서였다. 일반적으로 당사자들은 이런 자료가 나오면 긴장하기 마련이다. 사적인 대화는 표현이 거칠고 맥 락이 끊어져 있어 본인이 보기에도 불리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이수도 비슷한 걱정을 했다. “저런 대화 내용이 우리에게 불리하진 않을까요?” 그러나 카카오톡 대화는 원고가 생각하는 것만큼 결정적인 자료는 아니었다. 대화의 전체 맥락은 토지 매각을 둘러싼 협의와 설득에 관한 이야기들이었고, 물론 부드러운 분위기 의 대화는 아닌 듯 보였다. 누가 누구에게 어떠한 내 열혈 박법의 민생사건부 법으로 본 세상 상대방이 제출한 증거가 오히려 사실관계를 드러내다 답변서와 준비서면을 통해 계약서에 날인이나 서명이 없고 누구에게도 대리권을 준 사실이 없다는 점을 일관되게 다투었다. 특히 원고 측이 스스로 제 출한 녹취록 중 “너희 형제들만 오케이하면 일이 진 행이 되는 건데…”라는 대화가 오히려 의뢰인들의 미동의 사실을 드러내는 자료로 작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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