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2026. 5. May Vol. 707 와 김일수가 이 사건 매매계약의 당사자인가. 그 질 문에 대한 답을 바꿀 만한 새로운 자료가 없다면, 결 론 역시 쉽게 달라지기 어렵다.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도 1심과 다르지 않았다. 달 라진 것이 있다면, 재판부에서 합의를 제안함에 따라 사건이 결국 조정으로 마무리되었다는 것이다. 크게 만족할 만한 금액은 아니었지만, 김이수와 김일수 형제는 마을 사람들을 생각해서 대승적으로 합의를 했다고 하였다. 김이수는 사건 내내 여러 차례 “우리가 이상한 사 람이 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고 했다. 그때마 다 필자는 이렇게 말씀드렸다. “계약하지 않은 사람이 계약하지 않았다고 말하 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다수의 의견 때문에 소수의 권리가 묵살되어서는 안 되지요.” 이 사건은 특별한 묘수나 극적인 반전으로 해결된 사건은 아니다. 계약서의 날인 여부, 대리권의 존부, 공유물 처분행위의 요건 같은 기본 원칙을 흔들림 없 이 붙든 사건이었다. 어떤 일에서는 사람 사이의 신뢰가 서류보다 앞서 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재산의 처분과 같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오는 일에는 서류가 무엇보다 중 요하다. 신뢰를 부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신뢰만으 로는 넘을 수 없는 경계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다. 이 사건은 다수의 의견, 그에 편승한 업무 추진과 동의하지 않는 소수 사이에 얼마나 큰 간극이 놓여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도장 하나 없었던 계약서, 적지 않은 대화와 설득 의 흔적, 그리고 끝내 남지 않았던 위임장 한 장. 그 빈칸은 결국 끝까지 빈칸으로 남아 있었고, 바로 그 빈칸이 이 사건의 결론을 말해 주고 있다. 항소심도 기각, 칸은 끝까지 빈칸이다! 열혈 박법의 민생사건부 법으로 본 세상 항소심에서도 원고의 청구는 기각되어 결국 사 건은 조정으로 마무리되었다. 공유물의 처분행위에 는 공유자 전원의 명시적 의사가 필요하고, 대리권 의 존재 역시 엄격한 자료로 증명되어야 한다. 계약 서에 남아 있지 않은 동의와 위임은 추정으로 보충 될 수 없고, 바로 그 빈칸이 이 사건의 결론을 결정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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