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법무사 5월호

62 「가사소송법」 상 관할은 피고의 보통재판적이라, 갑녀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갑녀의 혼인 당시 주소 지가 서울로 나와 있기에, 을남도 살아있다면 수도 권에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을남 이 낙향이라도 하여 멀리 살고 있다면 원고들이 기 일에 장거리 이동을 각오해야 했다. 일단 갑녀 주소지 관할 가정법원에 자녀들을 원고 로, 갑녀와 을남을 피고로 하여 소장을 접수했다. 청 구취지는 원고들과 피고 갑녀 사이에 친생자관계가 존재함을, 원고들과 피고 을남 사이에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함을 각각 확인한다는 것이었다. 얼마 후 법원의 보정명령으로 피고 을남의 관련 서류를 발급받았다. 피고 을남의 주소를 보니 관할 은 달랐지만, 다행히 바로 인접 도시였다. 법원에서 을남의 관할이 다르니 취하하라고 연락이 왔다. 이 에 자녀 A·B를 원고로, 을남을 피고로 한 친생자관 계 부존재 확인 청구 부분만을 일부 취하하고, 곧바 로 을남 소재지 관할 가정법원에 소장을 다시 접수 했다. 갑녀를 상대로 한 친생자관계존재확인소송은 순 조로웠다. 갑녀와 자녀들이 기일에 법정 앞에서 단 란하게 대기하고 있다가 재판에 임했고, 갑녀가 다 툴 이유가 없는 소송이니만큼 별다른 쟁점 없이 원 고 승소로 빠르게 마무리됐다.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조용한 사무실에 전화 벨이 울렸다. “네? 누구시라고요?” 다름 아닌 을남이었다. 그는 “아내가 도망갔는 데… 누군지도 모르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남의 자식들한테 내가 왜 이런 소송을 당하여야 하느냐?” 며 한참 동안 울분을 토하였다. 사실 ‘을남이 소장 부본을 받아보고 얼마나 황당 해할까’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던 터라 필자는 “선생 님 마음도 이해가 가지만, 법이 그렇게 되어 있어 어 쩔 수가 없습니다.”라고 답하며, 그의 쏟아지는 울분 의 토로를 잠자코 듣기만 했다. 잠시 뒤, 어느 정도 진정이 되었는지 을남의 목소 리가 차분히 가라앉았다. 자신이 아는 변호사와도 상담을 했는데, 변호사도 “법이 그렇다.”며 필자와 똑같은 말을 했단다. 통화를 끝내자 다행이라는 생 각이 들었다. 상대방이 소송에 대한 분노가 가라앉 고 수긍 또는 체념 상태이니, 일단 유전자 검사에 대 한 협조 등 이후 절차가 원활히 진행될 것 같은 느낌 이 들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을남의 전적인 협조로 ‘친자관계 불일 치’라는 유전자 검사서를 제출할 수 있었고, 기일이 열렸다. 재판부는 을남에게 갑녀의 가출 시기에 대 해 질문했고, 을남은 당시 상황을 조곤조곤 대답하 였다. 을남이 진술한 갑녀의 가출 시기는, 갑녀가 필자 에게 진술한 가출 시기와 1년의 차이가 있었으나, 갑 "내가 왜 이런 소송을 당해야 하느냐" 의 청구의 원인이 동일한 사실관계에 기초하거 나 1개의 청구의 당부(當否)가 다른 청구의 당 부의 전제가 되는 경우에는 이를 1개의 소로 제 기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사건의 관할법원이 다를 때에는 가사소송사건 중 1개의 청구에 대한 관할권이 있는 가정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다. ③ 가류 또는 나류 가사소송사건의 소의 제 기가 있고, 그 사건과 제1항의 관계에 있는 다 류 가사소송사건 또는 가사비송사건이 각각 다 른 가정법원에 계속(係屬)된 경우에는 가류 또 는 나류 가사소송사건의 수소법원(受訴法院)은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 로 다류 가사소송사건 또는 가사비송사건을 병 합할 수 있다. ④ 제1항이나 제3항에 따라 병합된 여러 개 의 청구에 관하여는 1개의 판결로 재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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