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법무사 6월호

61 2026. 6. June Vol. 708 뻔했어요?” 나도 모르게 감격에 겨운 투정을 했다. “그러게요. 모든 게 법무사님 덕분이에요. 지난번에 채무경위서 써 주신 거 읽고 울컥했어요.” 뜻밖의 말이었다. “내 인생 참 별 볼일 없었고, 앞으로도 크게 나아질 것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법무사님께서 써주신 경위 서를 보면서 외면하고만 싶었던 내 인생을 찬찬히 들 여다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포기하지 말고 다시 도 전하자 했는데… 오늘 결과를 받고 나니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많이 홀가분한 기분이네요. 정말 진심으로 감 사합니다.” 그렇게 신성록 씨는 몇 번이나 더 감사하다는 인사 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그 뒤로 2주 뒤 면책 이 확정되었다. 그것으로써 신성록 씨는 ‘채무자’라는 낙인에서 벗어나 사회의 일원으로서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었다. 누군가는 파산을 ‘도덕적 해이’라고 부른다. 또 누군 가는 성실하게 빚을 갚는 사람만 바보냐고 볼멘소리 를 한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신성록 씨의 파산 면책과 정을 함께 걸으며, 내가 지난날 가지고 있던 파산에 대 한 생각이 얼마나 편협한 것이었나, 반성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채무자가 되기 위해 빚을 지는 사람은 없 을 것이다.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세월의 소용돌이 에 휘말리기도 하고, 피할 수 없는 커다란 파도에 인 생이 휩쓸려 가기도 한다. 어쩔 수 없이 채무자로 내몰려 본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을 도와줄 수 없는 자책감을 안고 지켜본 사람이 라면, 빚을 지고 산다는 것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 는 일인지 잘 알 것이다. 물론 「채무자회생법」을 악용하는 사람이 전혀 없다 고 단언할 수는 없다. 모든 법이 그렇듯 누군가는 악 용하고, 누군가는 이용하고, 누군가는 법이 얼마나 몰 인정한 것인지 경험하게 된다. 법을 악용하는 사람을 원천봉쇄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다만 모든 법 이 악용하는 사람보다 필요한 사람에게 더 많이 쓰이 고 더 많은 도움이 되기를, 그렇게 되도록 하기 위해 서 내가 법무사가 된 것이 아닌가. 그래서 미약하나마 법이 제정된 취지에 맞게 그 순 기능이 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이제 막 법무사로 어설픈 걸음을 떼면서 아직은 두렵 고, 또 때로는 실수도 하고, 또 때로는 넘어지기도 하 겠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걸어가보려 한다. 몇 번이고 감사하다고 되풀이하던 신성록 씨의 그 말을 밑거름 삼아, 묵묵히 뚜벅뚜벅. 첫 사건 의뢰인의 감사 인사를 밑거름 삼아 나의 사건 수임기 현장활용 실무지식 면책이 확정된 뒤 의뢰인이 꺼낸 말은 뜻밖이 었다. 경위서를 읽으며 외면하고만 싶었던 자신의 인생을 처음으로 찬찬히 들여다봤다고, 그래서 포 기하지 않을 수 있었단다. 몇 번이고 감사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던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이제 막 어설픈 걸음을 뗀 법무사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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