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법무사 6월호

69 2026. 6. June Vol. 708 없다. 그러니까 세바스찬과 미아는 서로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풍경을 함께 보는 것 이다. 온 세상이 몰라도, 둘만은 서로의 진면모를 꿰 뚫어 보며 같은 비전을 공유한다. 이것은 후반부를 위한 복선으로 작용한다. 그들은 꿈을 위해 헤어지는 순간에도 서로의 맘을 이해한다. 연인은 때로 가장 좋은 동지다. 이 영화는 자주 현실과 환상을 뒤섞는다. 함께 천 문대에서 별을 볼 때, 이들의 몸은 우주로 나아간다. 무수한 별 사이에서 노닐던 걸음이 키스로 이어질 때, 마치 한 편의 영화가 끝난 것 같은 ‘아이리스 아 웃(렌즈 조리개가 닫히는 것처럼, 화면 가장자리부터 검은 원이 점점 좁혀들다가 화면이 암전되는 연출 기 법)’을 끝으로 씬이 마무리된다. 이 장면은 사랑과 꿈, 영화는 하나라고 말하는 듯 하다. 여름날이 그렇듯 사랑도 영원하지 않다. 둘 사이 사소한 말다툼은 논쟁으로 끝나지 않고 이들 사이에 놓인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철없이 사랑하던 시절은 끝나고 만다. 남자는 의기소침해진 여자가 꿈을 이루도록 돕고, 그 결과 여자는 파리에서 일하게 된다. 함께였다가 이제 각자 꿈을 좇게 된 둘. 이들은 서로 를 너무 사랑해서, 서로의 꿈을 존중해 서 이별을 맞이한다. 잊을 수 없는 장면은 마지막에 나온 다. 우리 둘이 그때 헤어지지 않았더라 면 어땠을까?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상상 을 영화는 보여준다. 세바스찬과 미아가 결혼하여 애를 낳 고 사는 상상이 한 편의 영화가 되어 상 영된다.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지만 가슴이 저릴 정도로 아름다운 환영. 그 것이 영화이고, 또 사랑이다. 세바스찬과 미아는 서로에게 가지 못 한 길이다. 젊은 날의 아쉬움을 생각할 때 이들은 서로의 얼굴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과거는 사라지지 않 은 채로 서로의 기억 속에, 그리고 스크 린에 새겨졌다.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라라랜드」는 보여준다. 마지막에 이 둘이 짧은 눈인사를 끝 으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 것을 기억할 것이다. 때때로 우리를 찾아오는 과거의 환영 위로, 오늘은 다시 이어진다. 그때 헤어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12가지 마음에 건네는 영화 처방전 슬기로운 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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