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2026. 8. August Vol. 710 개인회생 사건을 접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형편 에 놓인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태생이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라, 법무사 일을 시작한 초반에는 넘 치는 열정으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까지 앞장서 찾아가며 의뢰인을 도우려 애를 썼다. 하지만 “법무사님 하시는 대로 따르겠다”며 전적 으로 신뢰를 보이던 의뢰인들도 결과가 좋지 못할 때는 태도가 180도 바뀌곤 했다. “당신이 주도해서 했으니 책임져라”며 날 선 화살이 돌아오는 것이다. 그런 일을 몇 차례 겪다 보니 자연스레 ‘열정이 과했다’는 후회와 함께 ‘내 일도 아닌데, 왜 이렇게 까지 도와줘야 하지?’ 하는 깊은 자괴감이 밀려왔 다. 사람은 상처를 받으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 어벽을 치게 마련이다. 필자도 그때부터 ‘사실’에만 기반하고, 철저하게 주어진 상황에만 집중키로 다 짐했었다. 의뢰인의 사정이 딱하긴 해도 과하게 나 서지 않기로 선을 그은 것이다. 사연을 귀담아들어 주되 딱 거기까지만 감정을 주기로. 그런데 지난 2024년, 필자의 이 차가운 다짐을 흔들어 놓은 뜻밖의 사건을 마주했다. 객관적인 사 실 위에 ‘진정성’이 더해졌을 때, 사람의 마음이 어 떻게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 한 부부의 이야기 를 지금부터 시작해 볼까 한다. 2024년 2월. 매서운 겨울 추위가 채 가시지 않았 을 무렵, 한 50대 초반의 여성(이하 ‘A’)이 필자의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저… 혹시… 개인회생 특별면책도 하시나요?” A는 주저하며 조심스레 물었지만, 필자는 속으 로 의아했다. 특별면책? 그 제도가 얼마나 까다롭고 예외적인 것인지는 알고나 묻는 것일까. 필자는 일 단 A를 상담실로 안내하며 물었다. “그런데 특별면책은 왜 알아보시는 건가요?” 사실 개인회생 특별면책은 법률 이론상으로는 존 재하지만, 실제 실무에서 신청하는 사례는 극히 드 물다. 요건이 매우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법원에서 인용될 가능성도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A 역시 인 터넷이나 주변에서 떠도는 단편적인 정보만 듣고 찾아왔을 것이다. 필자는 속으로 ‘요건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바로 상담을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하며 펜을 쥐었다. “저와 남편은 둘이서 작은 치킨집을 운영했어요. 그런데 경제적 상황이 나빠져 2019년 6월에 저와 남편 모두 개인회생을 신청했고, 2020년 10월에 변 제계획안 인가 결정을 받았습니다. 2023년 6월까지 는 성실히 빚을 갚아 나갔는데, 최근 남편이 심부전 증상 악화로 쓰러져 현재 의식불명 상태입니다. 저 혼자서 치킨집을 운영하며 변제금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라서요.” 필자의 예상과 달리 A의 사연은 매우 무거웠다. 남편(이하 ‘B’)의 변제계획안과 납입증명원을 신속 하게 검토해 보았다. “변제 기간이 39개월이군요?” B의 변제 현황을 계산해 보니, 39개월 중 이미 36개월을 변제한 상태였다. 금액으로 따지면 총 변 제예정액 34,626,974원 중 31,963,212원을 납부한 것이었는데,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가게는 문 닫고 남편은 의식불명, “더 이상은 변제가 어렵습니다.” 법으로 본 세상 사실 개인회생 특별면책은 법률 이론상으로는 존재하지만, 실제 실무에서 신청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요건이 매우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법원에 서 인용될 가능성도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A 역시 인터넷이나 주변에서 떠도는 단편적인 정보만 듣고 찾아왔을 것이다. 필자는 속으로 ‘요건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바로 상담을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하며 펜 을 쥐었다. 열혈 최법의 민생사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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