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2026년 6월호

법조 제75권 제3호(통권 제777호) 연구논문 - 118 - 야 하는 경우 형량의 해태 및 형량의 흠결, 형량오평가, 형량불비례라는 체계적 기준을 통 해, 재량결정의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에 대해서도 엄밀한 사법심사가 가능해지도록 하는 기 제로 작동할 수 있다. 형량명령 이론의 확대적용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재량결정에서의 증명책임에 대한 종래 판례의 태도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은 재량 일탈ㆍ남용에 대한 증명책임이 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자에게 있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87) 그러나 다극적 이익이 상호중첩적으로 작동하고 이에 대한 전문적 평가가 필요하며, 예측적ㆍ형성적 결정이 문제되어 형량이 요구되는 경우, 행정과 사인 사 이에는 일반적인 행정결정의 경우보다 행정결정에 이르게 된 과정에 대하여 더 큰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게 된다. 이를 고려하면 처분상대방이 형량하자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행정청으로 하여금 형량의 기초가 되는 이익의 조사가 타당하게 되었 는지, 각 이익에 대한 평가와 조정이 신뢰할 수 있는 방법론에 따라 수행되었는지 등을 증 명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행정청에게 형성의 자유를 부여하면서도 자의적 결 정을 방지하도록 해야 한다. 2. 행정절차법 제40조의4와의 관계 행정절차법 제40조의4는 행정청이 국민의 권리ㆍ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계획을 수립 하거나 변경ㆍ폐지할 때에는 관련된 여러 이익을 정당하게 형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 다. 위 규정은 그 표제를 ‘행정계획’이라고 하고 있어, 위 규정이 형량명령 이론의 적용범위 를 행정계획으로 한정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재량 행사에 대한 일반적인 기준을 정하고 있는 행정기본법 제21조 역시 행정청은 재량이 있는 처분을 할 때에는 관련 이익을 정당하게 형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행정절차법 제40조의4가 행정계획에서의 정당한 형량에 대한 요청을 명문화하고 있다고 하 여 위 규정이 형량명령의 적용범위를 행정계획으로 한정하였다고 해석하기에는 근거가 미 약하다.88) 나아가 설령 행정절차법 제40조의4가 형량명령 이론을 규정한 것이라고 보더라 도, 독일에서도 형량명령의 대표적인 근거규정이 연방건설법전 제1조 제7항에 규정되어 있 는 것과는 별론으로 계획법이 아닌 통신법과 에너지산업법에도 형량명령 이론을 적용하고 87) 예컨대 대법원 2019. 1. 10. 선고 2017두43319 판결 등. 88) 김중권, “행정절차법 일부개정의 주요 내용 및 몇 가지 문제점”, 법률신문, (2022. 3. 21.)에서는, 행정 절차법 제40조의4가 형량명령에 관한 판례의 법리에 비해 너무나 미흡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 하면서, 위 규정을 형량명령의 근거로 보는 것에도 유보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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