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2026년 6월호

법조 제75권 제3호(통권 제777호) 연구논문 - 172 - 3. 별도 취급의 필요성 부재 판례와 같이 피고인 아닌 자에 대한 조서 중 공범 피의자신문조서만 특별취급하여 형사 소송법 제312조 제1항, 제3항에 따라 증거능력을 엄격히 볼 필요성이 있는지가 문제된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법원 판례는 문언 해석에 반하고, 그 해석의 일관성도 없으나, 만약 판례와 같이 공범 피의자신문조서만을 특별취급하여야 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형사 소송법을 개정하여 공범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해서는 피고인에게 내용인정 권한이 부여된다 는 점을 명시함이 상당할 것이다. 이를 위해 공범 피의자신문조서만을 달리 취급하는 판례 가 제시하는 근거들22)을 하나씩 검토해 보기로 한다. 가. 양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이 같다는 논거 서로 공모한 사이라고 하여도 각자의 기억 및 경험은 다를 수 있고, 이를 일률적으로 같 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공범 중 한명은 밖에서 망을 보고, 한명은 건 물에 침입하여 절도 중 피해자를 마주쳐 폭행한 준강도 사건에서 공범 두명의 진술은 각자 경험한 내용이 다르기에 서로 동일할 수 없고, 전체 범행을 구성하는 일부로서 각 진술의 가치가 별도로 인정된다. 그리고 판례가 공범에 포함된다고 보는 뇌물수수범과 뇌물공여범 사이와 같은 대향범에서 양자의 진술이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판례의 논리 는 더욱 수긍하기 어렵다. 서로 공통의 목표를 향해 협력한 것도 아니고, 행위 태양, 행위 동기도 명확히 구분되는 대향범에 있어 양자의 진술을 서로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 다. 대법원은 공범이 하나의 범행을 위해 서로 협력하는 관계이기에 각자의 진술은 동일한 범행에 대한 진술로서 내용도 같다고 설시한 것으로 추정되나, 이는 각 당사자 진술의 구체 적 내용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추상화한 결론으로 보인다. 나. 피고인과 공범의 재판결과가 달라지면 부당하다는 논거 판례는 공범이 자신의 재판에서는 내용부인하여 증거능력이 부정되고 피고인 재판에서는 내용인정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부당한 상황을 방지하여야 한다고 설시하였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도 상정 가능한 것으로, 공범이 자신의 재판에서는 내용인정하였으나 피고인의 재판에서는 피고인의 회유 또는 범행에 대한 책임을 모두 자신이 지겠다는 판단 하에 내용 22) 앞에서 살펴본 대법원 86도1783 및 2016도9367 판결에서 설시된 근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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