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2026년 6월호

법조 제75권 제3호(통권 제777호) 연구논문 - 174 - 마. 책임을 전가하는 공범들 사이에서 증거능력을 제한해야 한다는 논거 판례는 공범들이 서로 책임을 미루려고 하기 때문에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엄격 히 제한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피고인이 내용부인하려고 하는 공범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 인에게 불리한 내용을 담고 있을 것이나, 이는 공범이 피고인에게 책임을 미루려고 하는 경 우만 있는 것이 아니고 공범이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면서 피고인도 함께 범행하였다는 점 을 진술하는 경우도 많다. 판례가 우려하는 것처럼 “내가 아닌 피고인이 범인이다”라던지, “내가 아닌 피고인이 주범이다”라고 하는 경우만 있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과 함께 범행하 였고 그 책임을 지겠다”라고 담담히 진술하는 사건도 다수 존재하는 것이다. 또한 판례에 따라 증거능력이 제한되는 공범에는 대향범이 포함되는바, 뇌물수수 및 뇌물공여, 마약 매 매와 같이 서로 대향적으로 작용하는 범죄에 있어서는 서로 책임을 미루려고 하는 경우를 상정하기 더욱 어렵다. 마약을 매수했다는 진술이 이를 매도한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책임을 미룰 우려가 있다는 것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인데, 같은 논리라면 피고인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피해자도 피고인에 대한 원망 등으로 실제보다 과장되게 피해를 진술할 우려가 있으니 피해자에 대 한 조서도 증거능력을 제한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으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경향성을 기준으로 봐도 공범만을 별도 취급할 근거는 없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설령 공범이 책임을 미루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여도 피고인에게 공범 피의자신문조서에 대 한 내용부인의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실체진실의 발견에 심 대한 장애를 초래한다. 책임회피 경향이 있다면 법관이 이를 감안하여 제반 증거와 함께 공 범 피의자신문조서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엄격한 요건 하에 증거능력을 부여 하는 것이 옳고, 지금과 같이 피고인의 선택에 따라 법정에 아예 제출조차 못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24) 바. 내용이 불가분적으로 관련되어 증거능력을 제한해야 한다는 논거 24) 공범이 수사기관의 선처를 바라고 책임을 전가하는 진술을 할 위험이 있고, 수사기관이 이를 빌미로 공 범을 회유할 위험이 있으며, 공범에게 증언거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후 검증가능성도 낮다는 측면에서 공범의 진술은 신빙성이 낮으나, 예외적으로 신빙성이 보장되는 진술이 있을 수 있고, 이마저도 예외없 이 증거능력을 부인하는 것은 실체진실 발견을 지나치게 저해하기에 제312조 제4항에 따라 증거능력 부여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으로 김웅재,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의 체계적 이해”, 법학박사 학위 논문, 서울대학교 대학원(2025. 8.), 403~4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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