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제75권 제3호(통권 제777호) 연구논문 - 180 - 을 못하거나 “피고인은 자백 취지였다”와 같은 구체성이 떨어지는 진술을 하는 경우 입증에 도움이 되지 않고, 너무 완벽하게 조사 당시를 복기하는 것도 조서를 보고 암기를 해왔다는 의심을 받게 되는바, 조사자 증언 제도가 조사자로 하여금 ‘너무 완벽하지는 않으나 핵심 부분은 충분히 진술하여 마치 정말로 기억에 의존하여 진술하는 것처럼 연기’할 것을 사실 상 유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고, 이러한 문제 때문에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 조사자 증언이 법정에서 신뢰를 얻지 못하고 활용도 저조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36)37) 결 국 조사자 증언으로 공범 피의자신문조서를 대체하기는 어렵다.38) 이어서 증거보전 절차39)를 활용하여 공판 개시 전 공범을 증인신문함으로써 공범의 진술 을 고정시키는 방안을 살펴보면, 우선 증거보전 절차는 ‘미리 증거를 보전하지 아니하면 그 증거를 사용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는 때’에 허용되기에 이 요건을 어떻게 입증할지부터가 문제되는바, 공범에 대한 회유, 협박의 가능성이 상존하는 것으로 보고 항상 미리 증거를 보전할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모호한 측면이 크다. 그리고 공범의 의미있는 진술이 나올 때마다 증거보전 절차를 밟아 증인신문을 미리 진행한다는 것도 한정된 수사자원을 고려하면 현실적이지 않고, 검사가 증거보전까지 청구할 경우 공범이 핵심사항에 대해 진술 한 경우일 가능성이 높으나, 증거보전 절차는 피의자도 참여하는 증인신문이기에 수사의 밀 행성에 반하여 피의자에게 공범의 핵심 진술이 알려져 수사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 다.40) 결국 증거보전 절차 또한 공범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한 대안이 될 수는 없다. 이상훈ㆍ정성민ㆍ백광균, 앞의 연구, 321~324면. 36) 판례도 영상녹화물의 경우 피의자의 진술을 비롯하여 검사의 신문 방식 및 피의자의 답변 태도 등 조사 의 전 과정이 모두 담겨 있어 피고인이 된 피의자의 진술 내용 및 취지를 과학적·기계적으로 재현해 낼 수 있으므로 조서의 내용과 검사 앞에서의 진술 내용을 대조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객관성이 보장되 어 있다고 볼 수 있으나, 피고인을 피의자로 조사하였거나 조사에 참여하였던 자들의 증언은 오로지 증 언자의 주관적 기억 능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객관성이 보장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6586 판결). 37) 조사자 증언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상세한 분석은 홍진영, 앞의 논문 참조. 특히 수사기관 자백이 강압 수사로 인해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내용부인에 따라 증거능력이 부정되도록 구성하 고, 그 조서를 작성한 조사자가 법정에 나와 선서 후 증언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조사자 진술에 증거능 력을 인정한다는 사고 자체가 법관에게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지적으로 홍진영, 앞의 논문, 224면. 38) 조사자 증언이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 미국에서도 조사자 증언의 한계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지고 있 고, 그 대안으로 피의자신문 과정을 영상녹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는 지적으로 홍진영, 앞의 논문, 239~240면. 39) 형사소송법 제184조. 40) 같은 취지의 지적으로 이승주, 앞의 논문, 306~30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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