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2026년 6월호

형사소송법 제312조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 183 - 기재된 내용이 진술자의 진술을 그대로 기재한 것이 아니라 이를 왜곡, 가공하여 수사기관 이 원하는 방향으로 기재한 것이어서 사실과는 다르다는 인식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다. 이 는 조서의 작성 방식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의심으로, 조서는 수사기관이 범죄혐의를 입 증하기 위해 필요한 질문들을 진술자에게 묻고, 그 답변 중 판단에 필요한 부분을 정리하여 기재하는 것이기에 진술자의 진술이 있는 그대로 적힌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조서 에 기재된 내용에 대해서는 진술자가 열람 후 수정을 요청할 수 있으나, 조사자는 당사자의 진술을 그대로 받아적는 속기사가 아니며, 그렇게 할 수도 없다. 진술자가 육하원칙에 따라 조리있게 이야기를 못하고 뒤죽박죽 순서를 섞어 진술하는 경우 조사자가 진술 내용을 되 물으며 이를 정리하거나, 진술자가 사건에 이르게 된 그간의 인생 우여곡절 등 조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진술을 하여 이를 조서에 포함시키지 않는 등 조서가 요약, 정리의 형태를 취 하는 이상 조사자가 노력하여도 원진술과 조서에 기재된 내용이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 것 은 불가피한 결과이다. 이렇게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는 조서이나, 여전히 우리 형사 절차는 조서에 크게 의 존하고 있다. 이는 아무리 공판중심주의를 강조한다고 하여도 인적, 물적 제약이 엄연히 존 재하는 현실에서 왜곡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수사기관 진술을 모조리 배척하고 원점 에서 공판을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실체진실의 발견 및 소송경제에 반하기 때문이다.45) 형사소송에서의 증거법 관련 논의는 한정된 사법자원을 두고 공판중심주의와 실체진실 발견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지금까지는 조서의 한계에도 불 구하고 조서를 대체할 마땅한 수단이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일정 요건 하에 조서의 증거 능력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 기술의 충분한 발전으로 조서 외에도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법정에 충실하게 현출할 방법이 생겼다. 나. 영상녹화 본증 사용의 필요성 조서의 왜곡 가능성은 조사자가 질문과 답변을 직접 정리하여야 하는 기존 조사 방식을 유지하는 이상 극복되기 어렵다. 결국 조사자와 진술자가 말한 그대로, 당시 상황이 빠짐없 45) 공판중심주의란 형사사건의 실체에 대한 유죄, 무죄의 심증 형성은 법정에서의 심리에 의하여야 한다는 것이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형사소송에 있어 공판중심주의를 이루기 위해서 는 많은 심리시간이 필요하고, 수많은 디지털 증거의 제출, 제한된 법정과 한정된 인력, 증가하는 사건 수, 변화된 재판환경 등 여러 열악한 재판 현실로 말미암아 오늘날 복잡한 형사사건의 심리는 법정에서 제대로 된 증거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남승민ㆍ김성화ㆍ양승욱, “공판중심주의의 적정한 운영방안 -복잡한 형사사건을 중심으로-”, 사법정책연구원(2025. 4.), 7~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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