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제75권 제3호(통권 제777호) 연구논문 - 198 - 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기초한 것으로 추측된다. ‘조서재판’이 이루어지던 시기에 검찰 피 의자신문조서에 따라 쉽게 유죄판결이 내려져왔는데, 여기에 시청각 자료까지 더해지면 더 욱 수사기관이 짜놓은 틀 속에서 쉽게 유죄판결이 내려질 것이기에 영상녹화물의 본증 사 용을 허용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별다른 대안도 없 이 검찰 피의자신문조서도 피고인의 선택에 따라 무용지물이 되는 상황에 이르렀고, 이와 함께 국민들은 더 이상 조서라는 조사 방식에 대해 납득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손쉽게 내가 말한 내용을 있는 그대로 남길 수 있는데, 왜 당신이 마음대로 편집한 내용을 읽고 서명해야 하느냐”라는 의문에 대한 답이 “영상은 너무 생생하기 때문”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전문법칙은 ‘필요성’과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을 요건으로 법정 외에서의 진술이 법정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서, 각국이 전문법칙을 다르게 운영하고 있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만고불변의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며, 변화하는 시대 상황에 따라 공판중심 주의와 실체진실 발견의 필요성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바뀌어 간다.92) 영상녹 화물을 본증화하면 ‘극장재판’으로 변하고, 영상녹화물을 시청하면 법관이 선입견에 빠져 제대로 된 판결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영상녹화물 불가론의 입장은 조서가 힘을 잃고 대안 이 요구되는 시대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우리의 고민은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을 인정한다는 전제 하에 어떻게 하면 영상녹화물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최소화할 수 있는지에 집중되어야 한다. 영상녹화가 수사기관이 의도한 내용만을 강조하는 수단으로 악 용될 것이 우려된다면, 모든 조사의 영상녹화, 촬영 각도의 정형화 등 우려를 없애는 조치 를 취하도록 하고 이를 통과한 영상녹화물만 엄격한 요건에 따라 증거능력을 인정하면 되 고, 법정에서 영상을 모두 시청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어떤 방식으로 영상녹화물을 증거조사하면 공정하면서도 효율적일지 고민하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고민에 대한 본 논고의 제안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조사는 영상 녹화를 원칙으로 하고, 피고인에 대한 수사기관 영상녹화물은 지금과 동일하게 피고인이 내 용부인시 그 증거능력을 부정하며, 공범을 포함한 피고인 아닌 자에 대한 영상녹화물은 형 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과 동일하게 진정성립, 반대신문의 기회 부여, 특신상태를 요건으 92) 전문법칙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고, 변할 수밖에 없으며,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변 하여야만 하는 가변성을 띤 역사적 존재이고, 2020년 개정 형사소송법 또한 사안에 따라서는 법원의 해석에 따라 일정한 범위에서 유연하게 운용할 여지가 있으며, 그것이 공정한 형사소송을 위한 법원의 임무이기도 하다는 지적으로, 이상훈ㆍ정성민ㆍ백광균, 앞의 연구, 27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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