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제75권 제3호(통권 제777호) 연구논문 - 220 - 개의 유형으로 열거하여 규정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49) 가변적인 의료 환경과 다양한 의료행위를 고려할 때, 사안 중심의 검토가 필요하고, 이때 사안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법률 전문가뿐만 아니라 의료 전문가의 참여도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의료사고와 관련된 일부 형사판결들에서 과실의 정도를 고려하여 양형을 부과 하고 있는 법해석의 방향은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업무상과실 과 중과실은 각 개념과 성격, 가중처벌의 근거가 다르므로, 현행 형법에서 업무상과실과 중 과실을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는 한, 업무상과실 그리고 업무상과실과 중과실이 중첩되는 과 실은 달리 취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처럼 양형의 이유에서 이를 간략하게 판단 하지 않고, 판결의 이유에서 중한 과실과 중하지 않은 과실로 판단하는 논거를 더 상세히 다루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50) 덧붙여서 이미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통과되었으므로, 앞으로는 재판의 단계 이전에 수사 혹은 기소의 단계에서도 중한 과실과 중하지 않은 과실 로 구분하여 판단하는 논거를 사안마다 상세히 다뤄야 할 것이다.51) 만약, 업무상과실이 단순과실이나 중과실보다 업무성으로 인해 행위자에게 요구되는 주 의의무의 정도가 더 높다고 본다면, 세 과실의 불법의 정도는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단순과실 < 중과실, 주의의위반의 정도가 보통인 업무상과실 < 주의의무위반의 정도가 큰 업무상과실. 이렇게 본다면, 의사의 단순과실에 대한 형사면책 논의는 형법적 정당성이 약 해지고, 업무상과실 중에 단순과실과 중과실을 구별하여 판단해야 할 법적 당위성이 커진 다. 반면 업무상과실의 주의의무의 정도가 단순과실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본다면, 세 과실 49) 실제로 이번에 개정된 의료분쟁조정법의 중과실 열거 규정에 대해서는 의사의 형사면책을 반대하는 시 민단체 측도, 의사의 형사면책을 찬성하는 의료인 측도 각각 다른 이유에서 반대와 우려를 표출하고 있 다. 전자의 입장에서는 법률 유형에 열거되지 않았지만, 여기에 규정된 정도의 중과실에 해당하는 사유 가 존재하는 경우, 공소제기를 할 수 없다면, 피해자의 헌법상 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 형사재판 절차에서의 진술권 등을 부당하게 침해할 수 있다. 반대로 후자의 입장에서는 이 법률 규정이 오히려 중과실에 해당하는 범위를 폭넓게 잡아 단순과실 면책 규정이 현실에서는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50) 이와 달리, 업무상과실 중 의료과실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의료 중과실은 별도의 특별양형인자로서 행위 와 관련된 가중요소로서 판단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에 따르면, 현재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은 좀 더 세분화될 필요가 있다. 더 자세히는 백경희·장연화, “의료형사책임에서의 양형기준에 관한 고찰”. 명 지법학(제23권 제2호), 명지대 법학연구소(2025) 참조. 이 의견도 업무상과실 그리고 업무상과실과 중과 실이 중첩되는 과실은 분리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유사한 견지에 있다. 51) 반복하여 말하지만, 이것은 고정되어 나열된 12개의 유형분류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덧붙여 서 12개 중과실의 유형은 기존의 의료사고 판례에서 도출된 것이라고 하는데, 실제 문제가 된 의료사고 관련 형사판결들을 보면 대부분 과실의 중함 정도를 판단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판결을 대상 으로, 어떠한 기준에서, 어떠한 판단 주체에 의해 이 유형이 도출된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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