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2026년 6월호

가수금 채권 보유와 업무상횡령죄의 불법영득의사 - 231 - 과거 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도2296 판결 등은 대표이사가 회사에 대해 가지는 확정된 채권을 변제받는 행위는 이른바 '기한 도래 채무의 이행'으로서 상법상 제한되는 자 기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러나 거래의 내용과 절차적 ‘공정성’을 명 문으로 요구하고 자기거래의 통제 장치를 대폭 강화한 현행 상법 체제 하에서도, 대표이사 가 아무런 사전 절차 없이 임의로 회사 자금을 인출하여 가수금 변제 명목으로 삼는 행위 를 과거와 동일하게 전면 허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 타당성을 엄밀히 재검토할 법리 적 필요성이 제기된다.7) Ⅲ. 횡령죄와 불법영득의사의 이론적 기초 1. 횡령죄의 구조와 보호법익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에 대한 소유권 등의 본권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영득죄(領得罪)이 다. 구성요건으로는 (ⅰ) 타인의 재물, (ⅱ) 위탁관계에 기한 보관 지위, (ⅲ) 횡령행위(불법 영득의사의 외부적 실현)가 요구된다. 업무상횡령죄는 업무 관련성이 가중요소이며, 특정경 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이득액 기준에 의하여 법정형이 가중된다. 불법영득의사에 관하여 학설은 필요설(다수설·판례)과 불필요설(소수설)이 대립한다.8) 판 례는 일관되게 필요설의 입장에서 불법영득의사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 로 위탁 취지에 반하여 타인의 재물을 자기 소유인 것처럼 권한 없이 스스로 처분하는 의 사”로 정의하고 있다.9) 7) 대판 2023. 6. 29, 2021다291712 상법 제398조의 개정 취지에 대하여 대법원은 “이사 등과 회사 사이 에 이익상반거래가 비밀리에 행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이사회의 직무감독권 행사를 통하여 이사 등과 회 사 사이에 이루어지는 거래의 공정성을 확보함으로써, 이사 등이 회사와의 거래를 통하여 자기 또는 제3 자의 이익을 도모하고 회사와 주주에게 예기치 못한 손해를 입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이 취지에 따르면 대표이사의 가수금 채권 변제행위도 상법 제398조의 규율 대상으로 포함할 여지가 있 는바, 이를 자기거래에서 배제한 98도2296 판결의 해석론은 재검토가 필요하다. 8) 이재상·장영민·강동범, 『형법각론 (제12판)』, 박영사(2021), 399~403면. 필요설의 근거로는 (a) 절도죄· 횡령죄·사기죄 등 영득죄 간의 체계적 균형, (b) 일시 사용 목적의 경우와 영구적 영득 의사를 구별할 필 요성, (c) 반환 의사 있는 보관자의 행위를 횡령에서 배제할 필요성 등이 제시된다. 반대로 불필요설은 독일어 원어 “sich zueignen”(자기 것으로 삼다)과 달리 한국 형법 제355조가 “횡령”이라는 행위 개념을 사용하고 있어 그 문언에 이미 불법영득의사가 내포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오영근, 『형법각론 (제6판)』, 박영사(2021), 377면; 임석순, “재산범죄에서 불법영득·이득의 체계적 지위”, 비교형사법연구(제21권 제4 호), (2020), 283면 이하 참조. 9) 대판 1982. 3. 9, 81도3009이 판결은 불법영득의사를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위탁취지에 반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