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2026년 6월호

법조 제75권 제3호(통권 제777호) 연구논문 - 282 - 가 없으므로, 보충성의 원칙은 적용되지 않는다. 입법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은 입법부작위 가 계속되는 한 청구기간의 제한을 받지는 않는다.97)98) 코어비트 사건은 「상법」 제382조 및 제542조의8 제2항이 사외이사의 자격상실 사유를 규정하고 있음에도, 그 자격상실에 따른 책임귀속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입법부 작위의 문제가 발생한다. 사외이사의 자격상실에 따른 책임 규정을 독자적인 입법영역으로 파악하면, 이 사건은 진정입법부작위에 해당한다. 자격상실 규정은 사외이사의 독립성 및 적격성을 확보하기 위한 지위/자격규정일 뿐, 자격상실 상태에서 직무를 수행한 자에게 회 사 또는 주주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키는 책임 규정은 아니다. 따라서 자격상실 규 정과 책임 규정은 서로 별개의 규범 영역에 속한다. 그럼에도 현행 「상법」은 사외이사의 자 격상실 이후의 직무수행, 이사회 의사결정 관여, 회사 또는 주주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한 책 임귀속 문제를 명시적으로 규제하지 않고 있다. 입법자는 자격상실 사외이사의 책임에 관한 독자적 규제를 전혀 마련하지 않은 것이므로, 이는 진정입법부작위로 구성될 여지가 있다. 반면, 이 사건을 부진정입법부작위로 파악하는 견해도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입법자가 사외이사 제도 및 자격상실에 관하여 전혀 입법하지 않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상법」 제 382조 및 제542조의8 제2항은 사외이사의 결격사유와 자격상실 내용을 규정함으로써 사외 이사의 독립성 확보, 이사회 감시 기능 강화, 주주 보호라는 입법목적을 두고 있다. 즉, 입 법 행위 자체는 존재한다. 문제는 그 입법이 자격상실이라는 지위상 효과만을 규정하고 있 을 뿐, 자격상실에 따른 책임귀속 규정을 두지 않음으로써 입법 목적의 실효적으로 포괄적 으로 달성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이에, 코어비트 사건에서 문제되는 것은 입법의 전면적 97) 한수웅, 위의 책, 1479면. 98) “진정·부진정 법률입법부작위의 구분은 헌법소원의 청구 기간과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부진정 법률입법부작위의 경우에는 제정된 법률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제기해야 하기 때문에 청구기간의 제한을 받으며, 청구 기간의 도과 후에 제기된 헌법소원은 부적법한 것으로 각하된다. 그러나 진정 법률입법부 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은 입법자의 부작위가 계속되는 한 기간의 제약 없이 적법하게 청구할 수 있 다. 따라서 진정 법률입법부작위의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면 할수록 개인은 청구기간의 제한을 받지 아 니하고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게 된다. 부진정 법률입법부작위에 대하여 별도의 독자적인 헌법소원을 인정한다는 것은 동일한 법적 문제를 제소기간을 전후하여 심판 대상에 있어서 ‘적극적인 법률에 의한 기본권 침해’와 ‘소극적인 부작위에 의한 기본권 침해’로 이중적으로 파악함으로써, 동일한 문제가 이중 적으로 심사되어야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헌법소원의 청구인이 청구 기간 내에는 제정된 법률에 대하 여, 그리고 청구 기간 후에는 법률입법부작위에 대하여 선택적으로 또는 이중적으로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면, 이는 법률 자체에 대한 위헌심사를 받을 수 있는 권리구제 수단이 존재한다는 관점에서도 불필요하고, 또한 법적 안정성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헌법소원 청구 기간의 실질적인 폐지를 의미한다.” (송시강, “이른바 부진정 행정입법부작위에 대한 사법심사 ― 행정입법의 흠결에 관한 법학방법론 ―”, 행정법연구(제71호), 행정법이론실무학회(2023), 100~101면).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