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2026년 6월호

법조 제75권 제3호(통권 제777호) 연구논문 - 284 -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에서 사외이사 역시 이사로서 공시서류의 허위기재 또는 기재 누락에 관하여 감시·감독의무를 부담하며, 단순한 비활동이나 비관여만으로 면책될 수 없다 는 기준을 제시하였다. 이는 사외이사의 책임을 형식적 관여 여부가 아니라 그 지위에 상응 하는 주의의무 이행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한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러나 파기환송 심인 서울고등법원 2015. 10. 29. 선고 2015나948 판결은 사외이사가 최대주주가 됨으로 써 법률상 자격을 상실하였고, 사업보고서 제출 당시 이사의 지위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1항 제1호의 책임주체성을 부정하였다. 이러한 판단은 사외이사 자격상실 규정의 보호 목적과 실제 법적 효과 사이의 제도적 모 순을 보여준다. 사외이사 자격상실 규정은 본래 독립성 훼손 상태를 제거하고 투자자 보호 와 시장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장치이다. 그럼에도 자격상실의 효과가 책임주체성 부정으로 연결될 경우, 해당 규정은 오히려 손해배상책임을 차단하는 근거로 작동할 수 있다. 이는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확보하려는 규정이 사후적으로 사외이사의 책임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상법상 자격규정과 자본시장법상 책임 규정 사이의 구조적 불일치를 드 러낸다. 이 문제는 단순한 해석론상의 한계에 그치지 않는다. 회사의 공시내용과 이사의 책임규제 를 신뢰하여 투자판단을 한 주주가 허위공시로 손해를 입었음에도, 책임주체의 형식적 지위 판단에 따라 손해구제의 경로를 상실하게 된다면 이는 주주의 재산권 보호의 실효성을 약 화시킨다. 나아가 사외이사 제도가 자본시장과 공시제도를 전제로 작동하는 이상, 입법자는 사외이사의 자격상실과 책임귀속을 정합적으로 연결하는 최소한의 책임규범을 마련할 필요 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행 법제의 공백은 단순한 입법정책상의 미비를 넘어, 헌법상 기본권 보호의무와 관련된 입법부작위 문제로 검토될 수 있다. 다만 독일과 일본의 입법부작위 논의에 비추어 볼 때, 「상법」은 이미 사외이사의 자격요 건과 자격상실을 규정하고 있고, 「자본시장법」 제162조는 이사의 공시에 관한 손해배상책 임을 규정하고 있다. 코어비트 사건에서 문제되는 것은 입법자가 해당 영역에 관하여 전혀 입법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기보다, 기존 법률체계가 사외이사의 자격상실과 책임귀속을 유기 적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이 사안은 원칙적으로 부진정입법부작위, 즉 존재하는 입법이 헌법상 요구되는 기본권 보호수준에 미달하는 경우로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자격이 상실된 사외이사의 책임귀속을 독자적 입법영역으로 구성할 경우에 는 진정입법부작위도 보충적으로 논증할 수 있다. 결국 「상법」 제382조 및 제542조의8은 사외이사의 자격상실 전후의 실질적 영향력,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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