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법에서 갈등 관리에 관한 법사회학적 고찰 - 299 - Ⅲ. 형사사법에서 갈등의 ‘관리’ 1. 형사사법에서 갈등을 다루는 양상과 문제점 가. 법적 판단에 나타난 갈등에 대한 시각 대법원의 판결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서 갈등 개념이 등장하는 맥락을 살펴보면, 대체로 갈등을 범죄와 동일시하거나 부정적 현상으로 이해한다. 예컨대, ‘범죄와 같은 사회적 갈 등’, ‘범죄행위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같은 표현에서 이러한 시각을 읽을 수 있다.36) 특히 헌법재판소는 법률의 위헌성을 판단할 때 ‘사회적 갈등의 예방’이라는 목적을 고려하기도 한다.37) 이렇듯 갈등을 예방 또는 억지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자연스럽게 입법이나 사법의 역할을 해석할 때도 갈등의 해결이나 예방에 초점을 두는 경향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이러한 관점은 형사사법에서 다루게 되는 갈등의 다양한 의미와 속성, 사회적 효 과 및 기능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갈등의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성격을 간과하고 단순히 이를 범죄와 동일시한다면, 그에 대한 대응도 갈등의 억지나 범죄의 예방이라는 일 률적인 접근에 그치게 된다. 그러나 형사사법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갈등이 서로 다른 국면 에서 나타나며, 갈등의 억지나 예방은 갈등의 일면에 대한 평면적 대응에 불과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판결과 결정에서 깊이 들여다보지 못한 갈등의 속성과 사회적 기능까지 종합적 으로 살펴보아야 갈등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나. 형사사법과 관련된 갈등의 유형 형사사법38)에서 다루게 되는 갈등의 유형은 크게, 범죄의 원인이 된 갈등(제1유형), 범죄 35) Georg Simmel, op. cit. pp.25~26; 루이스 코저, 앞의 책, 172면. 36) 헌법재판소 2016. 11. 24. 선고 2014헌바451 결정 [헌집28-2, 182],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 용호의 반대의견); 대법원 2023. 7. 17. 선고 2021도11126 전원합의체 판결 [공2023하, 1598]. 37) 예컨대, 헌법재판소 2019. 12. 27. 선고 2016헌바96 전원재판부 결정 [헌공279, 112]; 헌법재판 소 2016. 12. 29. 선고 2014헌마296 결정 [헌집28-2, 764] 등. 38) 이 글에서는 ‘형사사법’을 사법부가 재판을 통해 형벌권을 행사하는 좁은 의미의 사법이 아니라, 국가가 범죄에 대응하는 여러 제도와 기제를 포함하는 의미로 넓게 이해한다. 따라서 국가가 범죄에 대응하는 원칙과 그 구체적 방식을 반영하는 각종 형사정책의 수행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한다. 즉, 넓은 의 미에서 형사사법은 범죄자에 대한 형사제재 외에 피해자 지원과 보호, 범죄예방을 위한 제도적 노력 등 형사사법정의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과정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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