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제75권 제3호(통권 제777호) 연구논문 - 300 - 의 결과로 발생하는 갈등(제2유형), 그리고 형사사법으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제3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제1유형은 가장 대표적인 유형으로, 실무상 갈등을 범죄와 동일시하는 경우 는 주로 이 유형을 전제한다. 반대로, 범죄의 결과로 새로운 갈등이 촉발되거나 기존의 갈 등이 심화‧확대되는 경우가 제2유형이다. 특히 피해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으면 피해자는 불 의에 대한 억울함과 분노를 경험하게 되고, 이는 또 다른 갈등이나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갈등은 때로 형사사법의 과정 또는 결과로 촉발될 수도 있는데,39) 이러한 제3유형은 갈등 당사자의 개인적 갈등과 집단 또는 사회 구성원들에게 확대되는 사회적 차원의 갈등 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개인적 갈등은, 첫째, 갈등 당사자들이 형사절차를 경험하는 과정 에서 본래의 갈등이 심화되는 경우,40) 둘째, 형사사법의 결과인 법적 판단이나 그 과정에 대한 불만으로 형사사법 주체와 갈등 당사자 사이에 새롭게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41) 한편, 형사판결의 내용이나 형사정책에 대한 불만이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 갈등의 씨 앗이 되기도 한다. 다. 형사사법에서 갈등을 다루는 양상과 그 한계: 갈등과 당사자의 소외 (1) 갈등의 소외 우리 사회에서 형사사법제도는 갈등 해결의 주요 수단으로 인식되지만,42) 일반적 기대와 달리 실제로 형사사법은 갈등을 해결할 최적의 메커니즘이 아니다. 오히려 형사절차에서 갈 등은 근원적으로 해소되기보다는 일시적으로 봉합되며, 확대되거나 심화된다. 그 원인 중 하나는, 형사사법에서 갈등이 독자적인 의미를 부여받지 못하고 소외되는 데 있다. 즉, 형 사절차에서 갈등은 겉으로 드러난 일부분에 불과한 ‘범죄’로 다루어질 뿐이며, 그 이면에 있는 갈등 자체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형사사법제도는 기본적으로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 응하기 위한 구조로 설계되고 운용되며,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위한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39) 황승흠, 앞의 책, 298면. 40) 예컨대, 형사사법 주체가 불필요하게 당사자들의 감정을 격동시켜 갈등이 악화되기도 하는데, 이는 특히 형사절차에서 갈등을 다루는 방식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유형이다. 41) 갈등 해결의 과정과 결과가 불공정하다고 느끼면 당사자는 이에 불복하여 다시 문제를 제기하게 되는데 (Bruce W. Dayton & Louis Kriesberg, op. cit., p.251), 그것이 공식적 불복절차 외의 방식으로 표 출되면 새로운 갈등이 될 수 있다. 42) 우리 사회에서 갈등의 해결은 사법제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분석으로, 서문기, 앞의 글, 216면 등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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