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2026년 6월호

형사사법에서 갈등 관리에 관한 법사회학적 고찰 - 301 - 주로 대립하고 공방하는 절차로 구성되어, 갈등을 완화하기보다는 오히려 심화시키기 쉽 다.43) (2) 갈등 당사자의 소외 한편, 형사사법시스템에서 갈등의 당사자들도 소외를 경험한다. 노르웨이의 사회학자 닐 스 크리스티(Nils Christie)는, 당사자 간 갈등이 형사절차를 통해 당사자 일방과 국가 사이 의 갈등으로 전환됨으로써, 당사자들은 갈등 상황의 주도권을 법률가에게 빼앗긴다고 지적 했다.44) 또한 분화된 현대 산업사회에서 사회적 삶의 몰개성화·비인격화는 관계를 통한 해 결 노력 대신 공식적인 통제시스템에 대한 의존을 심화시켜, 일상적 갈등 관리가 어려워지 는 악순환을 초래했다.45) 특히 형사절차에서는 법적 관련성(legal relevance)을 중심으로 한 법률가들의 언어 속에 당사자가 소외되기 쉬운데, 이는 소통의 벽을 높여 갈등 해소를 어렵게 하며, 당사자를 주변화시킴으로써 주도적 갈등 극복 경험을 통한 상호작용 훈련의 기회를 박탈한다. 결국 장기적으로 개개인이 갈등을 다루는 역량이 약화되어 갈등이 일상적 으로 관리되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되므로, 형사사법에 대한 의존도 역시 높아질 수 있다. 2. 새로운 관점의 필요성: 갈등의 ‘관리’ 가. 갈등을 다루는 전통적 시각: 해결·해소와 예방 (1) 갈등의 해결과 해소: ‘분쟁의 종국적 해결’? 흔히 갈등은 ‘해결’되거나 ‘해소’된다고 표현한다. 해결과 해소의 사전적 의미를 종합해 보면,46) 갈등의 해결은 그 원인이 된 구체적 문제를 풀어내는 능동적인 의미로, 해소는 갈 등에 따른 충돌과 긴장 상황이 사라져 평온함을 되찾는 상태의 의미로 해석된다. 갈등의 발 전 단계상으로는 어떤 결정을 통해 갈등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앞서고, 그 결과 갈등이 마 침내 해소되는 상태에 이른다고 이해할 수 있다.47) 43) 갈등을 심화시키는 형사사법의 구조상 문제와 실무 운용상 한계의 구체적 내용은 후속 논문에서 다룰 예정이며, 이 글에서는 총론적 차원의 문제 제기에 그친다. 44) Nils Christie, “Conflicts as Property”, The British Journal of Criminology, Vol. 17 No. 1, (1 977), pp.1~7. 45) Ibid. p.4. 46) 표준국어대사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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