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법에서 갈등 관리에 관한 법사회학적 고찰 - 303 - 결하거나 이를 억지하려는 단순한 접근으로는 갈등을 총체적으로 다루기 어렵고 오히려 일 상적 갈등 관리를 저해할 수 있다. 따라서 형사사법이 ‘갈등 상황’의 ‘일시적 종결’이 아니 라 ‘갈등’의 ‘근원적 해소’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는 앞서 본 갈등의 속성에서 실마리를 찾아 야 하며, 형사절차에서 개별 사안을 다룰 때 갈등의 속성과 양상에 맞는 적합한 조치가 필 요하다. 나아가, 갈등이 해소되더라도 갈등으로 깨어진 사회관계가 다시 균형 상태로 돌아 가기보다는 사실상 다른 형태로 재형성되는 경우가 많으므로,51) 새로운 국면으로 변화된 사회적 생활관계를 적절히 다루는 것 또한 갈등의 근원적 해소와 건설적 기능 유지를 위한 과제이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해결과 해소, 예방을 아우르는 개념으로서 갈등의 ‘관리’를 제 안한다. (1) 의미와 구별 개념 이 글에서 제안하는 갈등의 관리(manage)는 갈등을 상시적으로 ‘다룬다’는 의미로, 갈등 의 일상성 및 발전적 기능을 반영한 개념이다.52) 관리의 사전적 의미는 여러 다양한 맥락 으로 정의되는데, ‘어떤 일의 사무를 맡아 처리한다’, ‘시설이나 물건을 유지하고 개량한다’ 라는 의미가 있는 한편, ‘사람의 몸 따위를 보살펴 돌본다’, ‘사람을 통제하고 지휘하며 감 독한다’라는 의미로도 사용된다.53) 이 글에서 갈등의 관리는 권위적 주체의 일방적 통제나 감독이 아니라, 갈등 당사자와 그 공동체, 사회 구성원들이 주체가 되어 각자 자율적으로 자신의 갈등을 적절히 다루는 것을 의미하며, 국가는 이들을 보조하고 지원하는 것을 주된 역할로 상정한다. 갈등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고, 발생한 갈등을 완화·해소하며, 일상적 갈등이 건강한 방식으로 표출되는 구조적 여건의 마련을 모두 포괄하는 광범위한 개념이다. 갈등의 관리는 해소와 예방을 포함할 뿐 아니라, 갈등의 모든 동적 발전 단계에서 이를 적 51) 황승흠, 앞의 글, 188면. 52) 갈등을 ‘다룬다’는 개념과 의미가 정확히 일치하는 한자어가 없어, 이 글에서는 비교적 유사한 개념으로 ‘관리’를 사용하기로 한다. 조정, 조율, 대처, 대응은 대체로 사후적 의미를 담고 있어, 상시 살핀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서는 관리의 개념이 적절하다. 영문으로는 다소 기능적 어감을 가진 ‘manage’보 다는 ‘handle’이나 ‘deal with’의 의미에 가까운데, 다만 체계적으로 갈등을 다룬다는 관점에서는 ‘ma nage’도 그 의미가 통하므로, 이 글에서는 갈등의 ‘관리’를 ‘manage’로 번역하기로 한다. 크리스티 역 시, 갈등은 해결(solve)되어야 한다고 전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해결 대신 갈등 관리(conflict ma nagement)의 개념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즉, 갈등은 해결되어야 하지만 동시에 사람들은 갈 등과 함께 살아가야 하며, 따라서 갈등을 다룬다(conflict handling)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보았다. Nils Christie, Limits to Pain: The Role of Punishment in Penal Policy, Howard Zehr Wipf & Stock Publishers, (2007), p.92. 53) 표준국어대사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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