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제75권 제3호(통권 제777호) 연구논문 - 310 - 3. 형사사법의 기능과 갈등 관리의 관계: 조화와 보완 가. 갈등 관리 관점의 독자성 (1) 개 관 이처럼 형사사법에서 갈등을 적절히 관리할 현실적 필요성과 실천적 책무가 인정되더라 도, 갈등 관리 관점이 형사사법의 본질적 기능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짚어 볼 필요가 있 다. 결론부터 밝히면, 첫째, 이 글에서 제안하는 갈등 관리 관점은 갈등의 관리를 형사사법 의 주된 목적으로 보거나 형사사법이 기능해야 하는 영역까지 갈등 관리 시스템으로 완전 히 대체할 것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며,73) 형사사법의 고유한 목적과 필요성을 인정한다. 물 론 궁극적으로 갈등을 당사자와 공동체가 자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이상적이겠지만, 이 와 별개로 현재 우리 사회현실에서 형사사법의 작용이 필요한 영역은 엄연히 존재함을 전 제로 한다. 둘째, 갈등 관리의 관점은 형사사법과 양립 가능하고, 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 다. 양자의 목적과 기능이 일치하지는 않지만, 형사사법이 실제로 갈등을 다루고 있는 현실 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극복하고 해결하는 데 갈등 관리의 관점이 보완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 셋째, 따라서 형사사법에서 갈등 관리의 관점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 범주와 그렇지 않은 범주를 구분한다. 갈등 관리의 접근은 본질적으로 당사자 간 갈등의 성격을 갖는 사안 에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엄정한 형벌권 행사가 필요한 영역에서는 형사사법의 원 칙이 우선한다. 이하에서는 각 논점별로 형사사법과 갈등 관리 관점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짚어 보기로 한다. (2) 회복적 정의 관련 논의의 시사점 회복적 정의74)는 형사사법을 국가와 범죄자 중심으로 바라보는 전통적 형사사법관에서 73) 1992년 독일에서는 일부 학자들이 형사사법의 목적을 갈등의 해소와 법적 평화 회복으로 전제하고, 형 법의 대응 목록에 형벌과 보안처분 외에 자율적인 갈등 해결과 원상회복을 추가하자고 제안(원상회복 대체 초안, Alternativ-Entwurf Wiedergutmachung)했다. 이호중, “피해자에 대한 물질적 지원-피해 구조와 배상적 화해의 간극”, 피해자학연구(제8권), 한국피해자학회(2000), 422면. 이는 피해 회복으로 형벌을 대체할 수 있다는 사고에 기초하는데(김용세, “형사제재시스템과 회복적 사법-“회복적사법의 이 념과 형사제재체제의 개편(이호중)”에 관한 의견을 겸하여-”, 형사법연구(제23권 제1호), 한국형사법학회 (2005), 255면), 원상회복은 범죄자와 피해자 간 자율적 갈등 해결에 의한 범죄문제의 해결을 지향하며, 그 범위에서 형벌은 자율적 갈등 해결보다 후순위에 놓여야 한다고 본다(Arbeitskreis AE, AlternativEntwurf Wiedergutmachung(AE-WGM), (1992), S. 23, 이호중, 앞의 글, 422면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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