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2026년 6월호

법조 제75권 제3호(통권 제777호) 연구논문 - 312 - 정의는 가해자·피해자 및 공동체의 협동적 대화를 통한 연대성의 회복과 공동체의 평화를 추구하므로,79) 당사자와 공동체의 자율적 참여를 핵심 요소로 본다.80) 갈등 관리 관점 역 시 후술하듯이 궁극적으로 각 개인에 의한 갈등의 자율적·일상적 관리를 추구하며, 공동체 의 역할을 강조한다.81) (나) 양자의 차이점 반면에, 회복적 정의와 갈등 관리의 관점은 범죄와 형사사법의 본질에 대해 다른 시각을 지닌다. 회복적 정의는 범죄를 사람과 관계에 대한 침해로 보지만, 갈등 관리 관점은 갈등 과 범죄를 구별하고, 개인적 차원의 관계 침해에 그치지 않는 공동체 및 국가의 규범에 대 한 침해로서 범죄의 공적 속성을 인정한다. 개인 간 갈등의 성격이 두드러지는 범죄라고 하 여 규범 침해가 아닌 관계의 침해로 범죄의 성격을 달리 보지 않으며,82) 자율적인 갈등 해 결에 집중할 영역과 국가형벌권의 엄정한 행사가 필요한 영역을 구분하고 양자의 상호보완 적 관계를 인정한다. 따라서 갈등 관리의 관점은 개인의 갈등 관리를 지원하고 자율적 갈등 관리 역량을 함양하는 공동체의 역할을 중시하지만, 회복적 정의를 지지하는 일부 견해83) 가 지향하듯이 국가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공동체의 갈등 해소 시스템 구축만을 이상적인 것으로 보지 않는다. 이 글에서 강조하는 공동체에 의한 갈등 관리와 지원은, 다원화된 민 주·법치국가를 전제로 갈등을 다루는 영역에 따라 공동체와 국가의 역할을 달리 이해하는 것이다.84) 이렇듯 회복적 정의의 이념은 당사자들의 관계에 초점을 두고 그 회복을 지원한 79) 이호중, “한국의 형사사법과 회복적 사법-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형사법연구(제19권 제3호), 한국형 사법학회(2007), 309, 312, 327면. 80) 이호중, 위의 글, 309면; 김용세, 앞의 글, 236~237면; 이진국·오영근, “형사사법체계상 회복적 사법이 념의 실천방안”, 한국형사정책연구원(2006), 64~72면 등 참조. 81) 특히 공동체의 역할은 갈등을 범죄와 동일시하여 갈등 해결을 형사사법에만 의존하는 문제점을 극복하 는 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82) 한편, 포이어바흐(Feuerbach) 등 범죄를 권리 또는 자유의 침해로 보는 입장은, 불법을 행위자에 의한 단순한 규범위반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서 승인된 상호승인관계 침해로 보는데(최준혁, “양형과 피해 자”, 피해자학연구(제32권 제2호), 한국피해자학회(2024), 61면 참조), 범죄의 본질에 관한 논의는 이 글의 범위를 벗어나므로, 여기서는 회복적 정의에서 ‘관계’의 침해로 파악하는 것과의 차이만 언급하기 로 한다. 83) ‘회복적 사법의 이념에는 국가에 의한 지배에서 벗어나 공동체의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갈등 해소 시스 템을 재구축한다는 대망(大望)이 내포’되어 있으며 궁극적으로 형사사법을 대체해야 한다고 보는지, 아니 면 형사사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보완적 패러다임으로서 양자가 조화롭게 기능해야 한다고 이해할 것인지 등에 관해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 자세한 내용은 이용식, 앞의 글, 421~426면; 김용세, 앞의 글, 248~257면 참조. 84) 형사사법처럼 범죄 대응이라는 특정 목표를 위해 국가가 적법하게 기능하는 영역에서는 그 주도적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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