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제75권 제3호(통권 제777호) 연구논문 - 314 - 의 이념과 갈등 관리의 관점은 별개의 목적과 성질을 지니며, 형사사법에서 갈등 관리의 관 점을 적용하더라도 형사사법의 고유한 이념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양자의 관계에 관해 제기될 수 있는 몇 가지 문제를 구체적으로 짚어 본다. (나) 형사사법의 정형화 요청 갈등 관리 관점은 형사사법의 기능을 보완하므로, 형사사법의 엄정함이나 명확성, 즉 형 사사법은 예측가능하게 관철되고 정당한 원칙과 기준에 엄격히 구속되어야 한다는 법치국 가적 사회통제의 정형화(Formalisierung der sozialen Kontrolle) 요청88)은 형사사법에 서 갈등을 다룰 때도 요구된다. 이와 관련해, 회복적 사법에서 갈등 해소를 돕는 조정이나 화해는 비정형성을 띠므로89) 형사사법의 정형화 요청에 반한다는 우려는 갈등 관리 관점에 대해서도 제기될 수 있다. 이러한 절차는 당사자의 의사를 중시하고 자율성을 핵심으로 하 는데, 형사절차는 형벌 부과를 목표로 하는 진실 발견의 과정인 만큼, 그 내용이나 결과가 당사자의 의사에 좌우되면 형사사법의 본질을 위협한다는 것이다.90) 그런데 이 같은 문제 는 형사사법과 갈등 관리의 본질과 목적이 일치하지 않는 데서 비롯되므로, 양자가 각각의 목적과 성질을 해치지 않으면서 조화롭게 양립하려면, 그 적용 영역을 세밀하게 구분하는 데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다) 형벌의 보충성·최후수단성 하쎄머(Winfried Hassemer)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화해는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갈등의 뿌리에 다가가 이를 근원적으로 해소할 수 있으므로 정형화된 형법에서도 최상의 선택이며, 형법은 갈등 처리의 수단 중 최후에 투입되어야 한다고 보았다.91) 또한 화해는 폭력이 없 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므로, 형법적 침해의 비례성과 보충성 및 최후수단성에 부합한다고 강 조했다.92) 이러한 시각은 갈등 관리 관점과 그 지향점이 일치한다. 갈등 관리를 통해 갈등 이 근원적으로 해소되고 일상적으로 관리되면 그것이 범죄로 발전해 형사사법이 개입해야 이어져 형사사법의 대상이 된 경우는 이미 형법적 개입이 예정된 문제라 하겠다. 88) Hassemer, W., Einführung in die Grundlagen des Strafrechts, 2. Aufl., 1990, S.320, 홍영기, “형벌을 통한 규범신뢰의 강화-미완의 구상, 하쎄머의 적극적 일반예방-”, 고려법학(제77호),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2015), 312~313면에서 재인용. 89) 김용세, 앞의 글, 259면. 90) 이용식, 앞의 글, 435면은 회복적 사법과 관련해 이 점을 지적한다. 91) 빈프리트 하쎄머, 배종대·윤재왕(역), 『범죄와 형벌-올바른 형법을 위한 변론』, 나남(2011), 253면. 같은 취지로 이용식, 앞의 글, 428면. 92) 빈프리트 하쎄머, 위의 책, 265~26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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