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법에서 갈등 관리에 관한 법사회학적 고찰 - 315 - 하는 상황도 줄어들 수 있으므로, 갈등 관리는 형법의 보충성과 최후수단성을 오히려 보장 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 한편, 이미 형사사법의 영역에 들어온 갈등은 범죄를 구성하여 형 사사법이 작동하는 것이므로, 형사사법에서 갈등을 관리한다고 하여 그 자체로 형법의 보충 성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형사사법에 갈등 관리 관점을 적용하는 것은 국가가 새로운 권한을 행사하거나 형벌권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도, 형벌의 보충성과 무관하다. (라) 형사사법의 공공성 한편, 형사사건을 개인적 관계에서의 갈등으로 보는 것은 형사사법의 공공성에 반한다는 지적도 있다.93) 그런데 그 취지를 양자의 본질적으로 다른 성격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해한 다면, 이는 갈등 관리 관점의 독자성을 인정하는 이 글의 전제와도 통한다. 다만, 형사사건 을 갈등의 시각에서 바라보더라도, 앞서 갈등 관리 관점의 전제와 같이 개인적 관점만을 고 려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의 공적 성격을 인정하는 것은 가능하다. 즉, 갈등의 성격을 띠는 범죄에 대해 범죄이자 갈등인 두 성격을 모두 고려하고 어느 한쪽을 배제하지 않으므로, 갈 등 관리와 형사사법의 목적을 조화롭게 추구하는 조치를 선택할 수 있다.94) 한편, 형사조정 과 같이 형사절차를 갈등 해소를 위한 ‘협상의 장’으로 인정하는 것은 형사사법정의를 당사 자의 정의로 간주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지만,95) 다음과 같이 조정절차도 형사사법정의를 실현해 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가해자는 대화 과정에서 자기 행위의 의미와 피해자 및 공동체에 미친 영향을 이해하여 규범의 내면화가 일어나며, 피해자도 규범 확인 절차를 거 치며 형사사법을 통한 정의 실현의 엄정함을 경험한다. 즉, 갈등 해소 과정도 규범을 강화 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형벌의 목적에 기여하므로, 형사사법의 공공적 성격에 부합한 다.96) 또한 개인 간 관계 회복과 갈등 해소는 결국 사회적 차원의 갈등 관리로 이어지며, 구성원들의 규범 신뢰 강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갈등 관리가 지향하는 피해 회복과 공동체의 평화 회복은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오히려 공동체를 강조한다. 따라서 이 과정은 단순히 개인 간 관계 회복의 성격에 그치지 않으며, 갈등 관리 관점을 형사사법체계에 받아 들인다고 해서 범죄와 형벌의 공적인 성격이 희석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93) 이용식, 앞의 글, 427~428면. 94) 예컨대 형사조정처럼 형사사법 내에서 갈등 관리의 관점을 적용할 때도, 그 적용 대상과 절차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양자를 조화시킬 수 있다. 김성돈, 앞의 글, 279면 참조. 95) 이용식, 앞의 글, 435면. 96) 독일의 가해자와 피해자 간 조정에서 일어나는 책임수용은, 탈사회화와 반통합적으로 작용함이 없이 규 범 명확화 기능을 한다고 평가된다. 디터 뢰스너(Dieter Rössner), 이진국(역), “형법의 법효과체계상 가해자-피해자-조정”, 아주법학(제4권 제2호), 아주대학교 법학연구소(2010), 5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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