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법에서 갈등 관리에 관한 법사회학적 고찰 - 319 - 관계의 회복을 통한 심리적 치유를 원할 경우, 공동체의 소통과 지원이 피해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사안에서는 엄정한 법집행을 통한 형사처벌로 형사사법의 목적과 이념 을 실현하고, 처벌로 해결되지 않은 갈등을 근원적으로 해소하는 노력을 병행할 수 있다. (2) 형사절차상 소통적 접근 한편, 범죄유형과 무관하게 형사절차의 엄정한 집행 과정에서도 갈등 관리 관점이 기능하 는 영역이 있다. 형사사법의 주체가 당사자의 진술을 경청하고 실질적 소통이 가능한 환경 을 제공하는 소통적 노력, 즉 소통적 정의의 실천은 모든 형사절차에서 이루어질 수 있 다.102) 형사사법 주체의 이러한 노력은 절차나 법적 판단의 엄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 서도 가능하며, 자율적이고 실질적인 소통을 가능케 함으로써 당사자의 법적 권리도 더욱 보장할 수 있다.103) 2. 적용 대상의 세부적 기준104) 가. 범죄의 유형 (1) 범죄의 실질적 내용과 성격 갈등 관리 관점이 필요한 사안은 본질적으로 개인 간 갈등의 성격을 띤다. 피해자와 가해 자 간의 이해관계 충돌이 불법의 실질적 내용을 이루는 ‘관계범죄’105)가 대표적이다. 특수 한 관계에 기초해 이해충돌이 발생하고 그것이 통상 장기간 누적되어 범죄로 이어지는 경 우다. 이러한 사안에서는 개별행위에 대한 단편적 처벌의 반복으로 범죄 예방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처벌의 필요성이나 정당성이 미약한 경우도 있어, 갈등을 근원적으로 해 102) 소통적 정의의 구체적 실천 방안은 후속 연구에서 다룰 예정이므로, 이 글에서는 소통적 사법이 갈등 관리의 일환으로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언급하는 데 그친다. 103) 하버마스(Jurgen Habermas)는 모두에게 자유롭고 공평한 말할 기회가 주어질 때 비로소 상호주관적 이해(intersubjective understanding)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위르겐 하버마스, 한상진·박영도(역), 『사실성과 타당성: 담론적 법이론과 민주적 법치국가 이론』, 나남(2018), 131면 참조. 104) 위 1항의 기준에 따라 갈등 관리 관점을 적용할 영역을 분류하더라도, 각 영역에 해당하는 사건 중 구 체적 적용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할 기준도 검토해야 한다. 또한 앞서 본 배제 대상은 원칙적으로 고 려 대상이 아니고 제3유형은 모든 사건의 형사절차에서 소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하에서 검토하는 기준은 주로 제1유형 또는 제2유형의 갈등 중 형사절차에서 갈등 관리 메커니즘의 활용을 검토하거나 법적 판단 시 갈등 관리 관점을 고려할 필요가 큰 유형을 선별하기 위한 것이다. 105) 김성돈, 앞의 글, 29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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