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2026년 6월호

법조 제75권 제3호(통권 제777호) 연구논문 - 320 - 소해야 문제를 총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106) 특히 친밀한 관계나 사생활의 영역에서 일 어난 범죄의 경우, 당사자의 의사와 사생활을 존중하기 위해 갈등 관리 관점을 적용할 수 있다.107) 다만 친밀한 관계라도 중범죄처럼 적용을 배제해야 할 경우도 있으므로, 적용 대 상인 관계범죄인지는 실질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2) 개인의 결정권을 존중하는 영역: 친고죄·반의사불벌죄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는, 일정한 유형의 범죄에 대해서는 국가 형벌권 실현을 통한 공공 의 이익 보호보다 당사자 간 사적 이해관계가 우선하며, 형사소추에 의한 해결보다 자율적 화해에 의한 해결이 우선함을 명확히 밝힌 입법적 결단이다.108) 대체로 피해가 경미하거나, 형사소추가 피해자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경우, 또는 특별한 인적 관계를 고 려해야 하는 사안에서, ‘피해자의 의사를 무시하면서까지 형사소추함이 적절하지 못한 경 우’에 인정된다.109) 가령, 범죄의 경미성이 부각되는 유형은 그 규범 위반의 속성이 제3자 에게 파급되는 면이 상대적으로 약하므로, 범죄로 인한 갈등을 공식화하지 않고도 화해에 의한 자율적 해결을 전제로 처벌 필요성이 탈락된다고 해석된다.110) 이러한 이념에 비추어 볼 때, 친고죄와 반의사불벌죄는 갈등 관리 관점을 적용하기에 적합하다. 특히 우발적인 폭 행, 모욕 사건에서는 당사자들도 처벌보다 갈등 해소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갈등 해소에 집중하는 편이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하는 입법취지에도 부합한다. (3) 법익의 종류: 개인적 법익 침해 범죄와 그 예외 대체로 개인적 법익을 침해당한 피해자가 있는 범죄는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하는 갈등 해결 방식이 적용될 만한 우선적 유형으로 평가된다.111) 순수하게 사회적·국가적 법익을 106) 예컨대 같은 당사자 간 법익 침해가 반복되거나, 일방의 계속되는 법익 침해행위에 대해 피해자가 한 차례 반격한 사안이라면, 그 내용에 따라 처벌보다는 갈등의 근원적 해소가 사안을 종결하고 범죄를 예방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107) 이는 후술할 친고죄의 취지와 통하는데, 친족상도례 규정은 가족이라는 특수한 생활영역에 대한 국가 의 개입은 최소화해야 하며, 형사처벌의 정당성이 인정되어도 처벌로 인해 당사자의 관계가 깨지는 것 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헌법재판소 2024. 6. 27. 선고 2020헌마468, 2020헌바341, 2021헌바420, 2024헌마146(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헌공333, 1182]. 108) 이호중, 앞의 글(2000), 425면; 김성돈, 앞의 글, 288면. 109) 헌법재판소 2021. 4. 29. 선고 2018헌바113 전원재판부 결정 [헌공295, 569]. 110) 이호중, 앞의 글, 425면. 111) 이호중, “한국의 형사사법과 회복적 사법-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형사법연구(제19권 제3호), 한국형 사법학회(2007), 316면에서는 피해자가 있는 개인적 법익 침해 범죄는 회복적 사법이 적용될 우선적 유형이라는 점에 대체로 이견이 없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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