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법에서 갈등 관리에 관한 법사회학적 고찰 - 323 - 범죄라도 적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122) 독일의 형사조정 도 원칙적으로 모든 범죄에 적용되는데,123) 일정한 유형의 중대범죄에서도 조정을 통한 갈 등 해소가 유용하다는 실증연구 결과도 있다.124) 사안의 성격에 따라 중대한 범죄에도 갈 등 관리 관점이 유용한 경우가 있으나, 형사사법의 엄정성을 고려하면 그 적용의 국면은 달 리할 필요가 있다. 즉, 처벌에 대한 법적 판단은 당사자들의 처분에 맡기지 않고 엄정하게 하되,125) 이와 별개로 사후 지원이나 피해자가 희망하는 경우 화해 절차를 지원하는 등의 보완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라. 범죄사실 인정 여부 가해자가 자신의 범행과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사안은 갈등 관리 메커니즘을 적용하기에 부적절하다.126) 이러한 사안에 갈등 관리 관점을 적용하면 형사사법의 정형성 요구와 충돌 할 수 있고, 갈등 해소에도 효과적이지 않다. 형사조정과 같은 절차는 일방의 가해 사실을 전제로 갈등 해소를 위한 과정을 진행하는데, 범행을 부인하는 상태에서 이러한 메커니즘을 활용하면 당사자의 의사에 의한 타협의 여지가 생겨 형사사법의 실체적·절차적 정의가 훼 손될 우려가 있는 한편,127) 사실상 혐의를 인정하도록 강요하는 결과가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128) 또한 갈등 해소의 전제가 되는 책임인수와 사죄가 이루어질 수 없어, 효과적 갈등 해소를 기대하기도 어렵다.129) 122) 이호중, 앞의 글(2007), 316면; 이진국‧오영근, 앞의 글, 207면 등. 나아가, 회복적 사법은 지역사회가 가해자를 받아들임으로써 재사회화 이념에 효과적으로 기여하므로 오히려 중대범죄에서 빛을 발한다는 평가도 있다. 김용세, “한국의 형사사법체제와 회복적 사법”, 형사법연구(제20호), 한국형사법학회(200 3), 367면. 123) 디터 뢰스너(Dieter Rössner), 이진국(역), 앞의 글, 39면. 124) 김성룡, “독일의 ‘가해자-피해자-조정’ 제도 10년 결산의 시사점”, 피해자학연구(제15권 제2호), 한국 피해자학회(2007), 376~377, 392면 참조. 125) 디터 뢰스너(Dieter Rössner), 이진국(역), 앞의 글, 36면. 126) 독일의 조정에서도 외견상 유무죄를 다투고 있는 피의자나 피고인을 조정절차에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 고 본다. 디터 뢰스너(Dieter Rössner), 이진국(역), 앞의 글, 41면. 127) 이용식, 앞의 글, 436면. 128) 이호중, 앞의 글(2007), 320면. 129) 이에, 1990년 독일에서 소년에 대한 교육처우의 한 형태로 도입된 화해처우는 가해자가 자신의 범죄 를 인정할 것을 요건으로 한다. 원혜욱, 앞의 글, 13~14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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