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2026년 6월호

법조 제75권 제3호(통권 제777호) 연구논문 - 340 - 뿐, 거기에서 곧바로 무작위 추첨이라는 결론이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형식적 평등의 논거 또한 같은 날 출원한 자들을 같은 추첨에 세우는 이유로서는 적합하나, 추첨이 경합자들 사 이에 있을 수 있는 사용과 신용의 차이, 거래 현실의 차이를 묻지 아니한 채 최종 보충 기 준을 무작위로 두어야 하는 까닭까지 설명하지는 못한다. 더구나 현행 훈령은 추첨기회를 출원 건수에 비례하여 부여하므로,14) 추첨이 보장한다는 평등은 출원인 사이의 평등이라기 보다 출원 사이의 평등에 가깝다. 한 출원인이 경합 출원을 여럿 제기한 경우라면 그 차이 는 작지 아니할 것이다. 혼동 방지의 논거는 한 사람만 등록받아야 하는 까닭은 설명하더라도, 그 한 사람을 어찌 하여 추첨으로 정하여야 하는가에는 답하지 못한다. 법목적의 차이를 드는 견해 역시 상표 법이 모두 거절의 방식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줄 뿐, 추첨이 동일 자 경합의 보충 기준이어야 하는 까닭을 말하여 주지는 아니한다. 뒤늦은 제3자의 등록을 막는다는 논거도 모두 거절되는 상황에서만 추첨의 우위를 보여 줄 따름이다. 다. 제35조 제6항에 따른 추첨제의 실질적 변화 추첨의 정당화는 제35조 제6항이 시행된 뒤로 한층 어려워졌다. 개정법 시행 이후의 추 첨은 선정되지 못한 출원인이 누구의 동의를 받아야 거절을 면할 수 있는지까지 정한다. 그 동의가 심사에서 동일자 경합 거절이유를 해소하는 요건으로 기능하는 이상, 추첨은 등록 가능한 지위를 누구에게 귀속시킬지뿐 아니라 누구를 동의의 상대방으로, 나아가 그의 등록 여부를 좌우하는 동의 제공 주체로 할지까지 함께 정하는 것이 된다. 유보형 공존동의를 우 리보다 먼저 도입한 일본의 운용해설도, 추첨으로 정하여진 순위에서 뒤로 밀린 출원인이 앞선 출원인의 승낙을 받아야 비로소 함께 등록될 수 있다고 하여, 추첨의 결과가 동의의 상대방을 정해야 함을 다룬다.15)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추첨제를 다시 정비한 자취 14) 「상표심사사무취급규정」 제33조의9 제1항 참조. 같은 항은 경합된 출원에 대하여 그 출원인을 대상으로 출원건수에 비례하여 추첨의 기회를 부여하도록 정하고, 같은 규정 제33조의7 제2항은 당첨자 표시를 한 표지 1개와 추첨대상 출원건수에서 1건을 뺀 수만큼의 낙첨자 표지를 마련하여 추첨하도록 한다. 이 에 한 출원인이 경합 출원을 여럿 제기하면 그 수에 비례하여 추첨기회도 늘어나게 된다. 15) 추첨으로 정한 순위의 후순위 출원인이 선순위 출원인의 승낙을 받아 함께 등록될 수 있도록 한 유보형 공존동의의 운용해설로 小野昌延·三山峻司, 앞의 책, 462~463頁 참조. 추첨이 등록 가능 출원인을 정하 는 일반 운용에 관하여는 平尾正樹, 『商標法〔第2次改訂版〕』, 学陽書房(2015), 232頁; 金井重彦·鈴木將文· 松嶋隆弘 편저, 앞의 책, 316~317頁〔西脇怜史〕. 우리 학설 정리로는 남영택·유지선, “상표법상 공존동의 의 법적 성질 - 개정 상표법(2024. 5. 1. 시행, 법률 제19809호)을 중심으로 -”, 지식재산연구(제19권 제2호), 한국지식재산연구원(2024), 17~19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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