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2026년 6월호

상표법 제35조 동일자 경합 추첨제도의 의의와 한계 - 341 - 는 조문에서도 시행규칙에서도 훈령에서도 찾기 어렵다. 더욱이 우리 공존동의제는 동의서 가 제출되면 출처혼동을 따로 심사하지 아니하고 등록을 허용하면서, 수요자 보호는 등록 후의 취소심판이라는 사후통제에 맡기고 있다.16) 따라서 등록에 앞선 결정방식이 갖추어야 할 정당성의 기준은 더욱 높아져야 한다. 추첨에 이르는 경합이 실무에서 많지 아니하더라 도, 그 순간 등록절차상의 지위와 동의의 상대방이 한꺼번에 정하여지는 이상, 추첨이 지니 는 규범적 한계는 가볍게 볼 수 없다. 라. 상표법의 입법목적과의 충돌 상표법 제1조는 상표 사용자의 업무상 신용유지와 수요자의 이익 보호를 그 목적으로 한 다. 출원일이라는 형식적 기준은 권리관계를 분명히 하고 예측가능성을 높여 준다는 점에서 이러한 목적에 봉사하는 것이다. 대법원도 저촉되는 지식재산권 사이에서는 먼저 출원하거 나 먼저 발생한 권리가 우선한다는 것을 상표법의 기본원리로 보고, 이를 상표권 상호 간의 관계에도 그대로 적용하여 선출원 우위의 원칙을 분명히 한 바 있다.17) 위 판결이 동일자 경합의 추첨을 직접 다룬 것은 아니지만, 상표권 사이에서도 출원의 선후에 따른 시간적 우 위가 중요한 조정의 잣대가 된다는 점을 잘 보여 준다.18) 그렇다면 상표법이 내세우는 선 출원주의를 엄밀히 새길수록, 법이 그 우열을 스스로 가리지 못하는 동일자 경합에서 무엇 을 기준으로 등록받을 자를 정할 것인가 역시 가볍게 다룰 수 없을 것이다. 출원일이 같다 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그 우열을 우연에 맡겨 버리는 것은 오히려 입법취지와 어울리지 않 는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우리 상표법은 등록주의를 근간으로 하면서도, 사용에 의한 식별력의 취득, 주지·저 명상표의 보호, 부정한 목적의 출원에 대한 거절, 선사용권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사용과 그로써 형성된 신용을 받아들이고 있다.19) 등록주의 국가는 사용주의의 요소를, 사용주의 16) 우리 공존동의제가 동의 제출만으로 별도의 출처혼동 심사 없이 등록을 허용하면서 수요자 보호를 등록 후 취소심판이라는 사후통제에 맡기는 구조를 취하였다는 점에 관해서는 김원오, “상표공존 동의제도 도 입·시행을 둘러싼 법적 쟁점과 과제”, 산업재산권(제78호), 한국지식재산학회(2024), 201면 참조. 그로 인하여 수요자 보호에 취약하고 경쟁법으로서 상표법의 역할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은 같은 논 문 230면. 17) 대법원 2021. 3. 18. 선고 2018다253444 전원합의체 판결. 18) 위 판결을 선출원 우위 원칙의 관점에서 분석한 것으로는 박종태, “선출원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후출 원 등록상표의 사용이 선출원 등록상표에 대한 침해를 구성하는지 여부”, IP & Data 法(제1권 제2호), 인하대학교 법학연구소(2021), 119~123면 참조. 19) 차례로 상표법 제33조 제2항, 제34조 제1항 제9호·제11호, 제34조 제1항 제13호, 제99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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