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2026년 6월호

상표법 제35조 동일자 경합 추첨제도의 의의와 한계 - 345 - 의 추첨에 이르는 길은 상표법과 사뭇 다르다. 우선 광업법은 같은 날의 경합을 곧바로 추 첨에 부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일시에 도달한 같은 종류의 광업권출원서에 대해서만 경 합으로 처리한다.25) 출원의 선후를 같은 날이 아니라 도달한 시각으로 가리는 만큼, 경합의 가능성은 같은 날을 기준으로 삼는 상표보다 낮을 수밖에 없고, 대부분의 경합은 이 단계에 서 걸러질 것이다. 게다가 도달한 시각이 같더라도 권리의 종류를 다시 따져, 채굴권설정 출원은 탐사권설정 출원에 동시도달이라도 우선한다. 그렇게 추리고도 같은 종류의 광업권 설정 출원으로서 경합하는 때에 한하여 비로소 추첨이 실시된다. 광업법의 추첨은 경합의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는 기준을 차례로 적용한 뒤에 남는 마지막 수단인 셈이다.26) 더 깊은 차이는 추첨에 부쳐지는 대상의 성질에 있다고 보인다. 채굴되지 않은 광물은 비 용과 노력을 들여 캐어 쓰지 않으면 아무런 가치도 발하지 못하므로, 이를 채굴하려는 자에 게 권리를 주어 개발하게 하는 것 자체가 공익에 부합한다. 따라서 우열을 가릴 기준이 다 하였다면, 차라리 추첨으로라도 권리자를 정하여 개발에 나서게 하는 편이 합리적일 수 있 다.27) 상표는 그렇지 아니하다. 상표의 값은 그것을 써서 수요자가 알아보게 되면서 비로소 생기는 것이어서, 땅속에 묻힌 채 채굴을 기다리는 미지의 광물과는 성격을 달리한다. 광물 은 빨리 권리자를 정해 개발에 나서야 비로소 그 가치가 가늠되지만, 상표는 이미 누군가의 사용으로 가치가 발현되고 있거나 그러할 가능성이 높다. 광물과 상표의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면, 광업법의 추첨을 근거로 상표법 제35조의 추첨 까지 정당화하기는 어렵다. 광업법에서는 권리자를 정하여 개발하게 하는 편이 공익에 부합 하지만, 상표에는 그러한 사정이 없기 때문이다. 같은 날 출원한 두 사람 가운데 한쪽이 이 미 상표를 사용하여 의미 있는 신용을 쌓아 왔다면, 출원일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둘을 함께 추첨에 부치는 것을 광물의 경우와 같이 볼 수는 없을 것이다. 4. 인접 산업재산권법의 경합처리와의 비교 같은 산업재산권으로 구분되는 특허법과 실용신안법, 디자인보호법은 같은 날의 경합을 상표법과 다르게 풀어낸다. 특허법은 같은 발명에 대하여 같은 날 둘 이상의 출원이 있으면 25) 광업법 제18조 참조. 26) 이외 광업법상 일반적 고찰로는 김대형·이경한, “국내 광업법의 변천과 개정 광업법에 관한 법제적 고 찰”, 한국지구시스템공학회지(제48권 제5호), (2011) 참조. 27) 광물자원의 합리적 개발이 공익에 이바지하므로 추첨으로 우선권자를 정하는 것이 그 공익에 합치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이를 상표의 경우와 같은 자리에 둘 수 없다는 점에 관하여는 小野昌延·三山峻司 편, 앞의 책, 665頁〔松尾和子〕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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