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제75권 제3호(통권 제777호) 연구논문 - 354 - 4. 소 결 비교법의 검토 또한 제35조가 상정하는 경합에 대해 반드시 추첨이라는 제도적 결단이 필요한 당위가 충분치 않음을 보여 준다. 우리와 가장 닮은 일본조차 그 결은 사뭇 다르다. 일본은 협의 단계에서 병존 가능성을 열고 추첨 뒤에도 혼동 심사를 다시 거치게 하여 추 첨이 떠맡는 무게를 덜어 낸 반면, 우리법은 제35조 제6항을 통해 추첨으로 정해진 사람을 반드시 동의를 구해야 할 상대방으로 세워 그 부담을 오히려 늘렸다. 또한, 미국은 효력발 생일과 서명일, 일련번호라는 객관적 기준을 차례로 적용할 뿐 무작위가 끼어들 여지를 두 지 않고, 유럽연합은 같은 날 출원된 두 상표 어느 쪽도 선행 상표가 되지 않는다고 보아 등록 단계에서 무작위로 가리는 일 자체를 하지 아니한다. 행정청이 굳이 한 사람을 정하지 않더라도 상표제도 운용에 심각한 무리는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Ⅴ. 대안의 설정 1. 추첨제 폐지의 실익과 한계 추첨제가 안고 있는 본질적 한계가 분명하고 그것이 유일한 입법적 대안도 아니라면, 추 첨제를 아예 폐지하는 것이 가장 간명한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폐지를 단행하려면 그와 맞물려 손볼 부분이 적지 않다. 폐지에 가장 가까운 길은 인접 3법의 방식이다. 경합한 출 원을 모두 거절하되, 협의 불성립으로 거절이 확정된 출원에는 선출원의 효력을 남기는 것 이다. 이 방식을 상표법에 들여오려면 먼저 제35조 제3항의 의제규정을 손보아야 한다. 현행 제35조 제3항은 거절결정이 확정된 출원을 상표등록출원 단위로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보도록 정하고 있어, 일부 지정상품에만 동일자 경합이 있는 경우 그 의제가 출원 전체에 미치는지 경합한 지정상품에만 미치는지가 분명하지 않다. 따라서 모두 거절과 선출원 효력 의 보전을 결합하려면, 그 의제효가 적어도 동일자 경합으로 거절이 확정된 지정상품에 한 정됨을 문언으로 밝히는 일이 앞서야 한다. 가령 같은 날 출원된 두 출원이 모두 지정상품 가·나·다를 두었으나 그중 상품 가에 관하여만 동일·유사가 인정되어 경합한다고 하자. 협 의가 성립하지 않아 두 출원이 모두 거절되어 확정되더라도, 소급 부존재의 의제는 경합한 상품 가에 한정되고, 나·다에 대해서는 각 출원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취급되지 않는다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