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2026년 6월호

대만 헌법사에 대한 연구 - 371 - 보여주기 위한 조치로서 중화민국헌법을 그대로 두겠다고 선언한 것이다.15) 여기에서 ‘임시 조관’을 본문과는 구별되는 부속문건으로 분리하기로 한 전략이 주효하게 작용하여, 대만은 임시조관의 제·개정에 있어서 명백히 중화민국헌법 제174조에 따른 개헌절차를 거쳤음에도 ‘헌법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프로파간다를 내세울 수 있게 되었다. 법통에 대한 이러한 주장은 다양한 방향으로 작용하였다. 우선 대륙에서 대만으로 건너가 는 방향에 있어서 중화민국의 법통은 대륙에서 건너온 국민당 정부가 중국 전체를 대표하 는 정부로서 ‘중국의 부속도서’인 대만을 지배하며 이를 근거지로 삼을 명분이 되었다. 반 대로 대만에서 대륙으로 나아가는 방향에 있어서 중화민국의 법통은 대만이 중국을 통일해 야 할 당위가 되는데, 이러한 양안 통일에 대한 명분이 다시 역으로 국민당 정부가 대만에 서 내부를 단속하며 위로부터의 결속을 꾀할 명분이 되었다. 여기서 법통이라는 것은 고대 중국에서부터 있었던, 예컨대 삼국시대의 촉한이 한나라를 계승하였다고 하면서 주장한 바 로 그 개념으로서 천자의 ‘혈통’과 옥새 같은 ‘기물’로 뒷받침되는 것이었고, 근대 중국에 있어서는 – 적어도 국민당 정부의 관점에서는 - 쑨원 박사와 그 후계자 장제스로 상징되는, 청조를 무너뜨린 신해혁명의 주역인 중화민국과의 동일성이라는 것이다.16) 고대 중국에서 천명을 받았다는 것(受命於天)은 곧 천하를 통일해야 할 의무를 의미하는 것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국민당이 정부로서의 정통성과 양안의 통일을 동일시하게 된 것도 우연이 아 님을 알 수 있다.17) 결국 대만에게 중화민국으로서의 법통이라는 것은 양안관계에서 ‘하나 의 중국’이라는 정체성을 전제하고 이를 토대로 통치의 명분을 쌓을 수 있게 해주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것이 이념과 맞물려 국민당 정부로 하여금 반공독재를 할 수 있게 해주었던 것이다. 이로써 중화민국헌법은 수십년간 동결되었다.18) 그 현실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15) Jiunn-rong Yeh, The Constitution of Taiwan: A Contextual Analysis, Hart Publishing(2016), pp. 28~32; Jiunn-rong Yeh, “Changing Forces of Constitutional and Regulatory Reform in Taiwan”, Columbia Journal of Asian Law Vol. 4 No. 1, (1990. 6.), p. 88; Chien-Chih Lin, “Constitutions and Courts in Chinese Authoritarian Regimes: China and Pre-Democratic Ta iwan in Comparison”, International Journal of Constitutional Law Vol. 14 No. 2, (2016. 4.), pp. 372~373. 16) Jiunn-rong Yeh, “The Cult of Fatung: Representational Manipulation and Reconstruction in Taiwan”, The People's Representatives: Electoral Systems in the Asia-Pacific Region, Allen & Unwin(1997), p. 26; Chien-Chih Lin, 앞의 논문. 17) Xianyi Zeng & Ding Zheng, 앞의 논문, pp. 206~211. 18) 칼 뢰벤슈타인이 제시한 규범-명목-장식의 3분류법에 따를 때 ‘명목적 헌법’보다도 ‘장식적 헌법’에 더 가깝다는 평가로 Ming-Sung Kuo, “Progress, Continuity, and Constitutional Amendment: En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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