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2026년 6월호

대만 형사소송법상 감정제도의 개혁과 한국 의료감정실무에의 시사점 - 393 - 감정 제도의 신뢰성 문제는 비단 대만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에서도 의료감정의 지연·반송, 감정인 기피 현상, 진료기록 감정의 공정성 문제, 수탁감정(受託鑑定)과 자 체감정의 역할 혼재, 조정절차와 감정절차의 경계 불명확성, 의료분쟁조정제도의 운영 상 문제점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일본에서는 정신장애 범죄인에 대한 형사 절차와 의료관찰법(心神喪失者等医療観察法) 심판절차가 분리·이원화됨에 따라 각 단 계에서의 정신감정의 정확성 문제가 핵심 과제로 부각되었다. 대만의 형사소송법은 2002년과 2003년 두 차례의 개정을 통해 직권주의(職權主義)에서 이른바 ‘개량식 당사자진행주의(改良式當事人進行主義)’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영미법상 전문 법칙(傳聞法則)을 전격적으로 도입하였다. 형사소송법 제159조 제1항은 "피고인 외의 자가 재판 외에서 한 구두 또는 서면 진술은 법률에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법정 밖 진술의 증거능력을 원칙적으로 부정하고 있다.1) 이러한 문제의식은 마침내 2023년 12월 1일 「刑事訴訟法」 중 감정 관련 조항의 대폭적 인 개정으로 이어졌고, 이는 2003년 이후 최대 규모의 감정 제도 개혁으로 평가된다. 개정 법의 핵심 내용으로는 감정인의 자격요건 구체화, 당사자의 감정절차 참여권 보장, 감정 보 고서의 방법론 및 추론과정 기재 의무화, 감정인의 법정 출석 의무 강화, 기관감정에서 실 제 감정·심사 실시자의 자격요건 및 서면보고서 기명 의무 도입, 전문가 법률의견 제도 신 설을 들 수 있다.2) 본 논문은 대만의 2023년 형사소송법상 감정제도 개혁을 주된 분석 대상으로 삼고, 그중 에서도 의료 형사사건 영역에서 발생한 감정인 기피와 사건 처리 정체 문제를 중심으로 검 토한다. 한국의 의료감정제도와 의료분쟁조정제도, 일본의 의료관찰법상 정신감정 제도 및 독일의 공적 감정인 제도는 독립된 비교 대상이라기보다, 대만 개정법의 실무상 파급효과를 한국 형사절차에 수용할 때 고려해야 할 보조적 비교자료로 활용한다. 따라서 본 논문의 핵 심 문제의식은 감정의 투명성과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강화하면서도, 감정인의 참여 유인 과 보호 장치를 어떻게 함께 설계할 것인가에 있다. 1) 臺灣 刑事訴訟法 第159條 第1項: 「被告以外之人於審判外之言詞或書面陳述,除法律有規定者外,不得作為證據。」 2) 2023년 12월 1일 立法院 三讀通過, 2023년 12월 15일 공포, 주요 조문은 공포 후 5개월이 경과한 202 4년 5월 15일 시행(개정 刑事訴訟法 부칙). 司法院, 「立院三讀刑事訴訟法部分條文修正案:強化鑑定制度程序 保障,嚴謹證據法則」, 2023. 12. 1. https://www.judicial.gov.tw/tw/cp-1887-994510-301b7-1.html 참조. 개정의 핵심 내용은 臺灣 刑事訴訟法 第198條, 第198條之1, 第198條之2, 第206條, 第208條, 第21 1條之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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