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2026년 6월호

대만 형사소송법상 감정제도의 개혁과 한국 의료감정실무에의 시사점 - 405 - 이와 별개로 치료와 위험 예방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구별되어야 한다. 셋째, 일본의 의료관찰법 심판처럼 법조인과 의료인이 합의체를 구성하는 방안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 이다. Ⅴ. 대만 개정법의 시사점과 한국법의 과제 앞서 검토한 대만, 한국, 일본 및 독일의 논의는 동일한 차원의 제도들을 병렬적으로 비 교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대만 개정 형사소송법은 본 논문의 주된 분석 대상이고, 한국의 의료감정제도와 의료분쟁조정제도는 그 수용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국내법적 기준점이며, 일본 의료관찰법과 독일 공적 감정인 제도는 감정의 전문성·공정성·참여 유인을 확보하기 위한 보조적 비교자료이다. 대만의 2023년 감정제도 개혁은 감정의 투명성과 반대신문권 보장 강화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개정 이후 의료 형사사건에서 감정 참 여가 현저히 위축된 현상은, 제도의 실효성이 절차적 통제 강화만으로 확보될 수 없음을 시 사한다. 1. 감정인의 익명성 보호와 반대신문권의 균형 감정인 신원 공개 문제와 관련하여, 일부 독일 판례 및 실무에서는 감정인 공개가 감정의 객관성을 담보하는 기능을 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보복·배척의 구체적 위험이 있는 경 우에는 예외적으로 신원을 보호할 수 있다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도 이와 유사한 접근을 통해, 수사기관·법원의 감정 촉탁에 개별적으로 응하는 외부 의료인 감정인에 대해 서는, 향후 한국에서도 일정한 요건 아래 감정인의 신원을 제한적으로 보호하면서도 피고인 의 반대신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절차적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 가 있다. 반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감정부와 같이 상설 조직으로 임명된 감정위원의 경 우에는 이미 임명 단계에서 신원이 공개되는 구조이므로, 익명성 논의의 적용 범위에서 벗 어난다. 실제로 대만에서는 기관감정 실시자의 신원정보와 선서 내용을 별도 부권에 봉인하 여 보관하고, 법정 설명이 필요한 경우에는 원격신문 또는 적절한 격리조치를 통해 피고인 의 반대신문권과 감정인의 신변 보호를 조화시키는 절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한국에서도 감정인의 신원을 전면적으로 공개하거나 전면적으로 익명화하는 양자택일이 아 니라, 구체적 위험성과 방어권 보장 필요성을 함께 고려하는 절차적 모델로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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