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제75권 제3호(통권 제777호) 연구논문 - 44 - 는 재단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것은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아 이를 법인으로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던 의용민법, 즉 당시 일본민법 제34조에서 유래하였다.13) 의용민 법 제34조가 입법될 19세기 말에는 법인격의 취득은 국왕의 특허의 결과였다. 가령 당시 독일 보통법학은 거의 일치하여 인적 단체가 권리능력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명시적 부여(staatliche Verleihung)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이는 의제된 사람(persona ficta) 으로서 법인의 지위와 공익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을 법인격 취득의 요건으로 보았던 그 당시의 관념에 따른 것으로써, 주로 공법적 사단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14) 이러한 입법주의 를 ‘Konzessionssystem’이라고 하는데, 행정법상 ‘Konzession’은, ‘Verleihung’과 함께, 강학상 특허를 뜻한다.15) 즉, 자연인이 아닌 단체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것은 특권의 부여로 서 국왕만 할 수 있는 행정처분이고, 법인격은 그 효과로 발생한다는 태도인 것이다. 과거 영국에서 법인격의 취득이 법률 또는 국왕의 특허(charter)에 의하여 이루어진다고 보았던 것과 비슷하다. 법인 자체에 적대적이었던 프랑스에서는 이것이 그 앞 단계로 옮겨져 결사 자체에 대한 특허로 나타났다. 지금도 공법인의 다수는 법률에 의하여 설립되고 있고, 사인(私人)이 설립하는 경우에도 공법인의 지위를 취득하는 한 이는 행정처분의 효과로 관념된다.16) 그러나 사법인의 설립 허가는, 오늘날 우리 법질서에서 더는, 그렇게 볼 수는 없다. 18, 19세기 독일에서 특허를 받지 못한 사단은 법인격만 취득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비법인사단으로도 존속할 수 없 었다. 공법적 제재 하에 놓였기 때문이다. 그 당시 프랑스에서도 같았다.17) 독일민법이 법 13) 민의원법제사법위원회 민법안심의소위원회, 『민법안심의록 (상권)』, (1957), 28쪽. 14) 문헌상 전거를 포함하여 Vormbaum, Die Rechtsfähigkeit der Vereine im 19. Jahrhundert. Ein Beitrag zur Entstehungsgeschichte des BGB, 1976, S. 44 ff. 참조. 15) ‘Konzession’에 대하여는, Pöschl, „Die Konzession,‟ Fuchs et al (hrsg) Staatliche Aufgaben, p rivate Akteure, Bd. 2: Konzepte zur Ordnung der Vielfalt, 2017, S. 1 ff. 참조. 16)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8다60568 판결은 “행정청이 도시정비법 등 관련 법령에 근거하여 행하 는 설립인가처분은 단순히 사인들의 조합설립행위에 대한 보충행위로서의 성질을 갖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법령상 요건을 갖출 경우 도시정비법상 주택재건축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행정주체 (공법인)로서의 지위를 부여하는 일종의 설권적 처분의 성격을 갖는다고 보아야 한다”고 한다. 17) 1810년 프랑스형법 제291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였다: “종교, 문학, 정치 또는 기타 목적을 위하여 매일 또는 정해진 날에 모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20명을 초과하는 인권의 어떠한 사단(association)도, 정부의 승인(agrément) 없이는 결성될 수 없으며, 공공 당국이 해당 단체에 부과하고자 하는 조건 하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본조에서 명시한 인원수에는 결사가 모이는 가옥에 거주하는 자는 포함하지 아니한다.” 이 규정은 결사 자체를 금지한 것으로, 법인격 취득과 직접 관련이 없다. 그러나 이때 정부의 승인은 자 유재량에 맡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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