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제75권 제3호(통권 제777호) 연구논문 - 46 - 한편, 이른바 인가주의는 일본에서 나온 용어로써, 이익을 분배하지 아니한다는 의미에서 비영리법인이지만 특정 사업의 수행이 예정되어 있는 학교법인이나 협동조합 등을 규율하 는 특별법에서 설립 요건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기속행위임을 분명히 하면서 “인가(認可)”라 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22) 학설은 이를 ‘법률이 정하는 요건을 구비한 신청이 있으면 소관 청은 인가하지 아니하면 안 되는’ 경우라면서 간단히 ‘인가주의’라고 불렀다.23) 그러나 이 러한 이해는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 오늘날 기속행위와 재량행위를 구분하는 제1의 기준은 처분근거법령의 문언이라는 데 이론(異論)이 없다.24) 보충적으로 처분의 성질이 고려되나, 강학상 인가라 하여 당연히 기속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판례는 설권행위는 재량행위이고 일반적 금지의 해제는 기속행위라고 하고 있고,25) 독일 행정법학에서 인가 개념이 처음 논의 될 당시만 해도 이는 형성적 행정행위의 일종으로서 오히려 재량행위라고 관념되었다.26) 행 정법에서 강학상 ‘인가’라는 표현은 그 기속행위성과 관련하여 별다른 함의를 갖지 아니한다. 사법인에 관한 한 오늘날 택할 수 있는 것은 등기도 요구하지 아니할지(자유설립주의), 등기만 요구할지(준칙주의), 아니면 행정처분을 거치게 할지(인가주의), 그리고 행정처분을 거치게 하는 경우 재량을 인정할지, 인정한다면 어느 정도 인정할지이고, 행정처분을 요구 하는 한 그 법적 성질은 재량 여부와 관계 없이 인가이다. 이 맥락에서 민법 제32조가 주 무관청에 광범위한 재량을 부여한, 그러나 강학상 인가라는 판례의 이해는, 해석론으로는, 타당하다. 22) 가령 農業協同組合法 第60条: “행정청은, 전조 제1항의 신청이 있었을 때에는, 다음에서 드는 경우를 제 외하면, 그 신청에 관하여 같은 항의 인가를 하지 아니하면 안 된다.” 문언에서 기속행위임을 알 수 있 다. 그러나 다른 특별법의 인가(認可)의 경우 반드시 기속행위라고 할 수 없는 것도 있다. 23) 가령 我妻 榮, 民法總則, 1951, 122頁. 인가주의와 관련하여 학교법인의 예를 든다. 24) 대법원 1995. 12. 12. 선고 94누12302 판결; 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3두635 판결. 조합설립 인가거부처분취소에 관한 사건들이다. 25) 예컨대 대법원 1989. 9. 12. 선고 88누9206 판결은 “공유수면매립면허는 설권행위인 특허의 성질을 갖는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행정청의 자유재량에 속하는 것”이라고 하는 반면, 대법원 1993. 5. 27. 선 고 93누2216 판결은 “식품위생법상의 대중음식점영업허가는 그 성질상 일반적 금지에 대한 해제에 불 과하므로 허가권자는 허가신청이 법에서 정한 요건을 구비한 때에는 이를 반드시 허가하여야 할 것”이 라고 한다. 다만, 오늘날에는 판례에서 강학상 “특허”와 “허가” 같은 용어법은 찾아보기 어렵다. 26) 이 개념 구분은 일본의 美濃部達吉과 田中二郞을 거쳐 독일의 Kormann으로 소급하는데, 기본적으로 법 률행위적 행정행위 내에서 특허가 아닌 형성적 행위로서 인가, 대리를 식별하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 학 설상 준법률행위적 행정행위(확인, 공증, 통지, 수리)는 기속행위로 보았으나 법률행위적 행정행위가 재 량행위인지, 기속행위인지는 그와 별개의 차원이었다. 심지어 Kormann은 인가는 합목적성 심사에 미 치는 재량행위라고 보고 있었다. 송시강, “행정행위 유형론에 대한 재검토 – 허가와 특허, 인가 개념을 중심으로 –”, 홍익법학(제12권 제1호), (2011), 483쪽 이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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