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제75권 제3호(통권 제777호) 연구논문 - 60 - 설립자의 의사에 맡겨져 있어 (부분사회로서도) 현재의 구성원이나 이해관계인이 의사를 반 영하지 아니하고 이미 재단으로 화체된 설립자의 의사에만 따르는 것도 얼마든지 허용된다. 이는 오늘날의 국가・사회관과 반드시 잘 맞지 아니할 수 있다.77) 과거 근대국가 건설기 하나의 사회적 세력으로서 종교 재단의 해체가 요구된 바도 있다.78) 이러한 점에 비추면 재단에 어떤 헌법적 지위를 부여하기를 주저하는 견해에도 이해할 바가 있다. 그러나 재단 이 설립자의 자기결정의 반영이라면, 그의 일반적 행동자유, 자기결정을 그 사후(死後)에까 지 관철하려는 의사의 존중이 일반적 행동자유의 보호범위에 포함되지 아니할 이유는 없 다.79) 생전의 인격권이 보호되기 위하여 사후(死後)인격권이 보호될 필요가 있는 것과 같다. 이와 관련하여서도 민법이 재단법인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은 재단에 관한 기본권의 내용 과 관련하여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민법이 재단법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성립하는가를 형성한다는 점에만 주목하여 민법이 정하지 아니한 것은 재단에 관한 기본권이 될 수 없다 고 보는 경우 이 논의는 순환논법에 빠질 수밖에 없다.80) 사단에서 그러한 것처럼, 재단에 서도 현행법상 재단이 인정되고 독립하여 활동하는 한 재단법인을 설립함으로써 자기결정 을 자신과 독립시켜, 심지어 자신이 죽은 뒤에도, 관철하는 것은 기본권으로 보호되는 이 익, 즉 법률로 형성된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구성요건에 속한다. 그러한 한 그 설립에 대한 허가는 기본권의 제한이다. 다소간 부수적・우연적인 사정이지만 우리 법질서에는 영리법인, 회사가 특정 사업에 참 여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자연인 외에는 비영리법인, 가령 재단만 허가를 받을 수 있게 한 예도 있다. 의료법인의 병・의원 개설・운영이나 재단법인의 장지(葬地) 조성・운영이 그러 하다. 이때 재단법인 설립의 거부는 그 특정 영업의 영위를 차단하는 결과가 된다. 하급심 재판례를 보면 실제로 지방자치단체 등이 그러한 목적으로 재단법인의 설립 허가를 거부하 77) 이 점에 대하여는 Strachwitz, Die Stiftung – ein Paradox? Zur Legitimität von Stiftungen in ei ner politischen Ordnung, 2010. 78) 이동진, 앞의 논문(주 29), 12쪽. 79) Hüttemann/Rawert, 앞의(주 66), Rz. 38 ff. 비슷한 취지로, Schmidt-Jortzig, 앞의(주 62), S. 59 f f. 재단의 설립은 헌법 제10조의 일반적 행동자유에 의하여 보장된다는 것으로 윤진수, 앞의 논문(주 4 2), 3쪽. 같은 문헌은 이와 관련하여 사립학교를 설립하고 운영할 자유는 헌법 제10조에서 보장되는 행 복추구권의 한 내용을 이루는 일반적 행동자유권과 모든 국민의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 리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31조 제1항, 그리고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 율성을 정하고 있는 헌법 제31조 제3항에 의하여 인정되는 기본권이라고 한 헌법재판소 2001. 1. 18. 선고 99헌바63 결정과 대법원 2007. 5. 17. 선고 2006다19054 판결을 든다. 80) 같은 지적으로, Schmidt-Jortzig, 앞의(주 62), S. 61 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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