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2026년 6월호

미성년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한 부모의 책임 근거 재검토 - 89 - 아래 다양한 법리적 해석을 통해 결국 부모에게 책임을 지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논의에서 프랑스와 벨기에의 관련 법제 변화는 검토해 볼 가치가 충 분하다. 양국은 미성년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의 근거를 친권에 두었으며, 그 책임의 성격을 친권에 기초한 무과실책임으로 구성하였다. 프랑스와 벨기에가 부모 책임의 근거를 친권으로 전환한 배경을 살펴보면, 과거 양국 역시 부모의 양육·감독·교육의 의무를 기준으 로 그 책임을 구성하였으나,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부모의 감독의무 등의 내용이 지나치게 일반적이고 포괄적이어서 모호한 개념이라는 비판이 지속되었으며, 법원 또한 이에 대해 판 결이 일관되지 못하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81)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양국은 책임의 근거를 더 이상 ‘감독의무’ 등이라는 주관적 요건에 두지 않고, 이러한 의무 의 본질인 ‘친권’이라는 법적 지위를 기준으로 내세움으로써 기존의 3단계 구조를 2단계로 간결하게 재구성하였다. 친권을 기준으로 부모의 책임을 구성한다는 점은 프랑스와 벨기에 양국의 공통점이나, 실 제 법문 규정 및 그 해석에 있어서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 프랑스는 책임의 주체가 되 는 부모가 ‘친권을 행사하는 자(친권행사자)’일 것을 요건으로 하지만, 벨기에는 ‘친권을 갖 는 자(친권보유자)’임을 요구한다. 프랑스의 경우, 친권자 중 자녀를 양육·교육하며 실질적 으로 친권을 행사하는 부모에게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이 귀속된다고 본다. 이는 과 거 실제 양육권을 행사하는 부모에게만 책임을 지웠던 프랑스 민법의 역사적 맥락이 투영 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반면 벨기에법 체계에서는 친권보유자라면 당연히 그 자녀의 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한다. 이는 부모라는 신분적 지위 자체를 근거로 하여 자녀에 대한 법적 권한을 보유하는 이상, 실제 친권의 행사 여부와 관계없이 자녀가 발생시킨 손해에 대해 책 임의 주체가 됨을 의미한다. 즉 친권을 가진 부모라는 지위 그 자체가 책임의 종국적인 근 거가 되는 것이다. 현행 우리 민법 제755조는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모의 책임을 ‘감독의무’와 결부함으로 써 그 해석과 적용상 상당한 복잡성을 초래하고 있다. 부모의 친권자라는 지위에서 기인하 는 감독의무는 타 감독의무자와 달리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성격을 띠며, 이로 인해 실무상 으로는 사실상 무과실책임에 가깝게 운용되면서도 이론적으로는 ‘중간적 책임’의 형식을 취 81) Alain Bénabent·Rebecca Legendre, op. cit., no 668, p. 496; Philippe Brun, op. cit., no 429, p. 293; Muriel Fabre-Magnan, op. cit., no 403, p. 430; Chambre des représentants de Belgi que, Proposition de loi portant le livre 6 “La responsabilité extracontractuelle” du Code ci vil, DOC 55 3213/001, 8 mars 2023, par M. Koen Geens et Mme Katja Gabriëls, p.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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