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제75권 제3호(통권 제777호) 연구논문 - 90 - 해야 하는 등 책임 구성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 이러한 다단계적이고 복잡한 책임 귀속 논 리는 결국 피해자의 신속하고 실효적인 구제를 저해하는 결과를 낳는다. 과거 우리와 유사한 법적 난제를 겪었던 프랑스와 벨기에가 도출한 대안은 부모의 책임 을 ‘감독의무’라는 주관적 요건이 아닌 ‘친권’이라는 법적 권한에 기초한 무과실책임으로 재 정립한 것이다. 책임의 구체적 근거를 ‘친권의 행사(프랑스)’에 둘 것인지 혹은 ‘친권의 보 유(벨기에)’에 둘 것인지에 대해서는 양국 간에 차이가 존재하나, ‘친권’이라는 명확한 법적 지위를 매개로 부모 책임의 구조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확립했다는 점은 향후 우리 민법의 해석 및 입법 방향에 있어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 2. 비양육친의 책임의 근거 우리 민법상 비양육친이 친권을 보유하고 있다면 민법 제755조에 따른 법정 감독의무자 로 해석될 수 있으나 친권이 없는 비양육친에게 미성년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이 발 생하는지는 법리적으로 명확하지 않다.82) 우리나라는 이혼 시 자녀의 친권자 또는 양육자 를 지정함에 있어서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고 선언하고 있지만(민법 제912조 제2항), 현실적으로 부모의 이혼은 공동 양육의 실질적인 어려움을 초래하므로 단독 친권 행사가 일반적이다. 대법원 역시 공동양육자 지정에 있어 부모 간의 갈등이 심한 경우 신중 해야 한다는 견지를 유지하고 있으며,83) 이에 따라 이혼한 부모 중 일방에게만 친권과 양 육권을 부여하는 협의가 주를 이룬다.84) 최근의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0다240021 판결은 이러한 배경하에서 친권 및 양육권이 없는 비양육친에게 감독자책임이 인정되는지를 다루었다. 대법원은 미성년 자녀를 실제로 보호·감독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친권자에게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시하였다. 이는 미성년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한 부모의 책임 근거가 ‘친권에서 비롯된 감독의무’라는 성문법적 논리에 충실한 결과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러한 판례의 태도로 인해, 역설적으로 친권이 없는 비양육친에게도 책임을 지워야 한다는 학계의 다양한 비판적 근거들이 제시되 는 결과가 나타났다. 82) 비양육친 감독의무의 법적 근거에 따라 친권자가 부담하는 감독의무와의 관계가 설정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 이병준·김규완, 앞의 논문(주15), 272~273면. 83) 대법원 2012. 4. 13. 선고 2011므4665 판결; 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3므3383, 3390 판결. 84) 김주수·김상용, 『친족·상속법(제21판)』, 법문사(2025), 218면; 윤진수, 『친족상속법 강의(제6판)』, 박영 사(2025), 15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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