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2026년 6월호

미성년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한 부모의 책임 근거 재검토 - 91 - 사견으로 대법원의 해석은 성문법 국가인 우리 민법의 조문 체계상 타당하다고 본다. 우 리 법제는 부모의 책임을 친권에 기반한 감독의무에서 구하고 있으므로, 친권을 갖지 않는 부모의 면접교섭권을 감독의무의 근거로 상정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다. 면접교섭권은 특 정 시간과 장소에 한정되어 행사되는 권리로서, 친권 및 미성년 자녀의 생활 전반을 규율하 는 일반적 감독의무와 동일시될 수 없다.85) 또한 경제적 부양 의무나 상속인으로서의 지위 등을 책임의 근거로 내세우는 주장 역시 현행 조문의 해석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설시한 바와 같이, 면접교섭권 등은 부모와 자녀 간의 친밀한 관계 유지와 자녀의 복리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권리일 뿐, 이를 타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근거인 제755조 등 감독의무의 근거로 해석되기는 어렵다. 결국 비양육친의 책임 문제는 앞서 살펴본 부모 책임의 본질적 근거와 직결된다. 프랑스 와 벨기에는 ‘친권의 행사’ 또는 ‘친권의 보유’를 책임 발생의 직접적인 요건으로 명문화하 고 이혼의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공동 친권 보유 또는 행사를 규정함으로 비양육친의 책임 문제를 명확히 해결하고 있다. 우리 민법의 규정이 가진 모호성과 그로 인한 해석의 다양성 은 결국 성문법 규정의 한계에서 기인한 것이며, 대법원의 결론 또한 이러한 법적 구조하에 서 최선의 논리적인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3. 피해자 보호를 위한 개정의 필요성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0다240021 판결은 현행 민법 조문에 기초하여 법리적으 로 일관된 판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비양육친을 책임 주체에서 전면 배 제하는 해석은 결과적으로 피해자 보호 기능을 약화시킨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많은 학자가 면접교섭권이나 양육비 부담 등을 근거로 비양육친에게 미성년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하는 것은 결국 피해자 보호의 강화라는 목표에 닿아 있다. 불법행위법 의 목적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배에 있고86) 그 기능이 발생한 손해의 조정 및 전보를 통 한 피해자 구제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87) 이러한 학계의 요구는 그 법적 타당성이 충분 하다. 85) 독일에서도 면접교섭권이 감독의무의 근거가 되는지에 대해 논란이 있다. 이병준·김규완, 앞의 논문(주1 5), 270면 참조. 프랑스에서는 면접교섭권을 행사하는 동안에만 그 부모에게 책임이 있다는 파기원의 판결이 있다. Cass. 2e civ., 19 février 1997, no 93-14.646. 86) 곽윤직, 앞의 책(주1), 382면. 87) 김상용, 앞의 책(주4), 597~59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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