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2026. 8. August Vol. 710 무림 외엔 아무런 통보가 없어 답답한 마음에 길을 걷다 나의 법무사 사무소 간판을 보고 들어왔단다. 서 여사의 말을 듣는 순간, 내 머릿속에서는 흔히 말 하는 ‘공장형 회생·파산 사무실’의 폐해가 떠올랐다. 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혹시 사건번호를 아 시느냐”고 물었다. 이때 곁에 있던 우리 직원들의 눈 빛이 떠오른다. ‘아! 우리 법무사님, 또 상담료도 못 받고 남의 사건 알아봐주다 끝나겠구나.’ 하는 약간 의 실망 섞인 시선들. 하지만 어쩌겠나. 내 태생이 이 리 오지랖이 넓은 것을. 나는 상담일지에 이름과 연락처, 사건번호를 받아 적었다. 채무자인 서 여사는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생 선 장사를 하다 빚을 졌고, 채권자는 4~5명인데 이름 도 주소도 모르는 무슨 “상회”, “조합장 마누라” 등 이 포함되어 있다고 했다. ‘아니,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채권자 목록과 주소 를 기재해서 접수했을까?’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 었다. 나는 “상세히 알아보고 연락을 드리겠다”며 일 단 서 여사를 돌려보냈다. 서 여사가 돌아간 후, 성격 급한 나는 만사 제쳐두 고 사건 검색부터 시작했다. 5년 동안이나 파산 절차 가 끝나지 않고 집회 기일에 갔다는 것 자체가 상식 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역시나 조회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사건은 대구지방법원에 접수되었다가 강릉지원으 로 이송되었는데, 신청대리인은 ‘김○○ 변호사’로 되어 있었고, 2017년 9월 채권자집회 기일 이후 법원 에서 수차례 보정명령과 추납 통지서를 대리인에게 송달했으나, 송달받은 사람은 변호사가 아닌 ‘동거인 고모부’, ‘배우자’, ‘조카’ 등이었다. 심지어 ‘수취인 불명’으로 반송된 적도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서류 작성자도 수시로 변경되어 있 었고, 결정적으로 사건은 2021.3.31.자로 파산 절차가 폐지(종료) 결정된 상태였다. 시간대별로 사건진행 상황과 파산관재인 조사 결과 보고서를 요약하면 아 래와 같다. 나의 사건 수임기 현장활용 실무지식 대구지방법원 최초 접수(이후 강릉지원 이송) 채권자집회 기일 이후 법원의 보정명령 송달 불능 속출 채권자 집회 기일 속행(추후지정) 신청인 대리인 주소변경, 사실조회회신 작성자 여러 번 변경 채무자, 뒤늦게 집회 기일 참석 결국 법원으로부터 ‘이시파산 폐지 결정’(면책 실패) ○ 파산관재인 조사 결과보고서 내용 2017.9.11.자 파산관재인의 자료 제출 요청에 대하여 장기간 불응하였고, 2018.1.5. 제출하였으나, 채무자 본 인 서류인 지적 전산 자료조회 결과서, 보험 1건 외에는 제출서류가 없고, 2021.2.4. 채권자집회 및 의견 청취 기일에 출석하여 2021.3.4.까지 관재인이 요청하는 서류를 모두 제출하겠다고 하고서도 아무런 자료도 제출 하지 아니하였을뿐더러, 2021.3.18.자 채권자집회 및 의견 청취 기일에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아니하였 으므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59조제1항제4호 그 밖에 신청이 성실하지 아니한 때 및 위 법 제564조제1항, 제658조 소정의 설명 의무 있는 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설명을 하지 아니한 때로서 면책신청 기각 사유 내지는 면책 불허가 사유에 해당한다. 2016. 2017. 2018. 2019. 2021. 2. 2021. 3. 5년 동안 멈춰버린 사건, 베일 벗은 부실 대리의 실태 ▶ 사건진행 요약과 조사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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